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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r 13. 2024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해야 행복하다

장모님~ 건강하세요~

Photo by ������� ������� on Unsplash


장모님이 이제 나이가 드셔서 기력이 많이 쇠하셨어요. 귀중한 막내딸을 데려올 때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벌써 17년이 지났으니 세월이 휘릭 지나가버린 셈이죠. 오늘 갑자기 전화하셔서 형님네 집에 아무도 없어서 불안하시다고 저희 집에서 하루 주무시겠다고 부탁하셨습니다.


다니시는 병원이 우리 집 근처라서 가끔씩은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 오전에 병원 들렸다 형님네 집으로 돌아가시곤 하시거든요. 그런데 집에 도착하셔서 갑자기 형님네 집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 같다면서 너무 불안하시다는 거예요. 


밸브 안 잠가도 불을 켜지 않으면 상관없어요~ 아무리 설득을 해도 불안해서 쉴 수가 없어하시니 어쩔 수 없죠. 다시 운전해서 형님네 집으로 갔습니다. 형님네 가스 밸브는 잠겨 있었습니다. 아마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시면서 불안증이 더 심해지신 것 같아요.


일상에서 계획하던 일이 틀어져버리면 저는 스트레스가 생기는 타입입니다. 본래 계획에 없던 장모님을 모시고 오는 일에 1시간을 운전했는데, 거기에 더해서 다시 한번 형님네 가야만 했던 1시간은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운전하면서 생각해 보니 장모님의 입장에서는 귀한 아들네 집에 혹시나 불이 나면 어쩔까 싶어서 불안해하셨을 거라 생각이 들더군요. 사위가 조금 고생하더라도 확실히 하고 싶은 생각이셨을 거 같습니다. 앞으로 더 명료한 기억을 가지고 여생을 편안하게 사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결정과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루를 그냥 몸을 질질 끌면서 살아가는 것과, 판타스틱한 하루를 기대하면서 사는 것은 명백하게 다릅니다. 오늘 하루를 흥겨운 여행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앨런 와츠(Alan Watts)는 동양 철학과 서양 심리학을 융합시켜 당시로는 독특한 관점들을 서양에 불러일으킨 영국의 철학자입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이미 ZEN(선)에 대해 활발하게 책을 쓰고 발표를 하던 사람이었죠. 이 사람의 핵심 철학이 바로 “인생의 의미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 그 자체”입니다.


오늘이 흥겨운 여행이 될 수도, 위대한 모험이 될 수도, 짜증이 가득한 하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좋은 하루라는 것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순간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파란만장한 사건사고로 가득하겠지만, 뒤로 숨기보다는 앞장서서 으쌰으쌰 하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매일 내가 마주하는 순간들에 몰입을 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원래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할 때 시간이 휙 삭제되어 버리잖아요? 내 앞의 모든 일을 그런 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매일매일이 흥미진진할까요? 


하루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살았는지 측정할 것이 아니라 하루를 얼마나 깊게 경험했는지를 측정하게 되면 뭔가 다른 기분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너무나 과거에 매어있거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바빠서 오늘 행복하지 못합니다. 현재,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불평불만이 생기는 것은 막았습니다. 그럼 더 이 순간에 충실하려면 뭘 해야 할까요? 운전 중이니 대단한 건 할 수 없지만 장모님께 들려드리고 싶은 라디오 방송을 켰습니다. 방송의 내용이나 노래들을 들으시면서 장모님도 조금 더 평안해지셨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습니다.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해야 행복하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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