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무 Mar 15. 2024

만 50살, 나이 들어감을 느낄 때

남은 인생 프로젝트는?

Unsplash+In collaboration with Getty Images


늙는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아직 제 부모님의 기준으로는 제가 어린아이로 보일 수도 있겠고, 제 아들의 기준으로는 아빠인 제가 아주 나이 들어 보일 수도 있겠지요. 현재 제 정확한 나이는 만 49세 9개월입니다. 이제 6월이 되면 만으로 50세가 되는 거죠.


자신이 나이 들어간다는 느낌을 언제 받으셨나요? 저는 40대 초반에 노안이 온 것을 느끼면서 처음으로 아, 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캔 커피의 작은 글씨로 인쇄된 함량 표시 부분을 못 읽겠는 거예요. 얼마 전에 아들에게 신발에 붙은 사이즈 표기가 안 보여서 물어보니 아빠 이거 정말 안 보여? 하더군요.


아직은 그것 외에 다른 육체적인 노화는 특별히 느끼지 못하겠지만, 아마도 시간이 갈수록 유연성이 떨어지고, 굽힐 수 있는 앵글이 줄어들고, 들 수 있는 무게가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생각은 젊을 때 보다 명료해지고 더욱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젊을 때는 노느라, 술 마시느라,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책을 읽고, 생각을 더 깊게 해 보고, 어떤 논지에 대해 감탄을 하고. 


이런 책을 20년이나 모르고 살았다니! 20년 전에 출간된 책을 읽으며 탄성을 지르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지금은 정말 소중한 인생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시간을 아껴서 지적인 활동과 창조적인 활동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교회에서 스터디가 있었는데 우리 조의 인적 구성이 참 다양합니다. 대학생 2명, 청년 2명, 30대 중반 1명, 50살 저와 50대 중반 1명, 70대 1명. 이렇게 8명이 같은 조입니다. 젊은 친구 중에는 참 예쁜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젊은이들을 보면 이제는 흐뭇합니다. 이렇게 젊은 나이부터 열심히 노력하고 잘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서 그들의 인생과 꿈을 응원하고 싶어 집니다. 마치 제가 20년 전에 유치원 아이들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면서 느끼던 감정 같은 느낌?


어쩌면 이런 것들도 제가 나이 들어가기에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현재 한국인 남성의 평균 수명은 80세, 여성의 평균 수명은 86세라고 합니다. 제 아버지는 지금 80세이시고 장인어른은 83세이시니 저는 그보다 조금 더 살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평균적으로 따져볼 때 이제 제가 이 땅 지구에서 살 날이 30년 정도 남은 셈입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 말했다지요. 건강한 아이를 낳든지, 한 뼘의 정원을 가꾸든지,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는 것, 한때 이 땅에 살았다는 것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살기 수월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남아있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나의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지 어떤 것을 성취하고 싶은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살아갈 건지 생각합니다. 아직 그 어떤 것에라도 도전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운동선수처럼 육체적인 젊음이 필요한 것을 제외하면 말이죠.


세상에 조금이라도 내가 살아왔던, 경험했던 것들을 공유하고, 창조하고, 나누는 삶이 가장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이 땅에 방문한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그 외의 약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돌아가서 한국에 좋은 사람이 참 많았어,라고 기억하게 말이죠.


오늘의 결론: 나이가 들어도 할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솔직히 리스크 없이 살 수가 없네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