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가 쉴 때 상상력이 폭발한다
어제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의 글을 하나 읽었는데, 글을 쓰는 사람은 반드시 육체적인 운동이나 활동을 통해서 창의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유명한 작가들도 매일 달리기를 통해 심신을 수양한다고 했었지요.
홀리데이는 수영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수영과 집 주변을 조깅하는 것과 산책하는 것을 번갈아 가면서 운동을 한다고 하네요. 가끔씩은 중량 운동도 섞어가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러닝 머신을 뛸 때도 있지만 그럴 때 절대로 TV나 영상을 들으면서 뛰지 않는다고 합니다.
운동할 때는 음악도 주로 기악곡(Instrumental)을 듣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달리는 중에, 생각을 완전히 풀어놓고 마음 가는 대로, 생각이 흐르는 대로 널뛰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결국 창의성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운동을 선택하는 거죠.
놀랍게도 글을 쓰다가 막혀서 운동을 시작하면 다음에 쓸 내용이 착착착 머릿속에 생각이 난다고 합니다. 구조적으로 어떻게 구성해야 좋을지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르고, 더 좋은 단어와 사례들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마치 머리가 움직이길 그치고,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머리가 쉬는 동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슬금슬금 떠오른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러닝 머신을 뛸 때 항상 뉴스를 틀어놨습니다. 뭐 이제 완전 아저씨가 되었으니 그렇기도 하고, 멍하니 있는 시간이 아깝기도 해서요.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나니 완전히 생각을 잘못하고 있었네요.
오늘 러닝을 뛸 때 TV를 껐습니다. 음악은 Enya를 오랜만에 틀었습니다. 헉헉 뛰면서도 마음이 평온하더군요. 무작위로 생각을 해봤습니다. 돈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정말 이리저리 뛰놀더군요. 신기한 마음입니다.
홀리데이는 주요 저작을 쓸 때면 더욱 수영에 몰두한다고 합니다. 소리마저 차단되고 물소리로 앰비언트 사운드만 있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심호흡과 물소리 사이로 생각이 퍼져 나간다는 거죠. 실제로 무척 수긍이 가는 패턴입니다. 한번 달려보니 유용성을 알 거 같아요.
이제부터 러닝 할 때는 무조건 TV는 없습니다. 뉴스처럼 무언가 인지해서 두뇌에서 처리할 만큼의 정보를 주지 않으면 상상력이 동원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운동을 해도 글을 쓰고 나서, 또는 글감에 대한 고민을 하고 나서 운동을 한다면 잠재의식이 더욱 활발하게 글과 관련되어 폭발할 거 같습니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머니가 당뇨로 고생하시면서 매일 제게 운동하라고 잔소리를 하십니다. 자신께서는 살려고 운동한다고. 우리는 죽을 때까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몸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멋진 차를 타고 멋진 옷을 입는 것보다 멋진 몸을 가지고 있을 때 더 자부심을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러니 운동. 해야겠죠?
오늘의 결론: 육체적인 운동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해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