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린 - the 48 laws of power
저는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정치에 둔감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성향 때문에 손해를 본 적도 있지요. 하지만 그 어떤 조직에서도 정치질은 존재합니다. 회사에서는 당연하고요. 그냥 묵묵히 일만 하는 사람은 솔직히 높은 자리로 올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권력의 법칙이라는 책을 자기는 매일 책상 위에 올려놓는 5권의 책 중에 하나라는 말을 듣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매력적인 책이네요. 제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개념의 권력에 대한 설명입니다. 제가 따라 하기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권력은 게임이다.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 내가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권력이다.
저는 다른 사람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권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치질에 대한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나거든요. 어쩌면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터무니없는 조잡한 능력을 오랫동안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굳어졌을 수도 있지요.
다만, 정치인은 정치를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미국도 훌륭한 정치인과 사기꾼 같은 정치인이 혼재되어 있잖아요? 어디서나 썩은 사과는 있는 법인가 봅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정말 나라와 국민만을 위하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2법칙에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라는 부분에서 멀리해야 할 5가지 유형의 사람을 읽다가 빵 터졌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 중에 하나더군요.
솔직하고 겸손하며 대체로 지능이 뛰어나지 않은 유형. 아, 우리는 이런 매력적인 봉을 만났을 때 귀가 쫑긋해진다. 그러나 둔감한 사람이 미끼를 물지 않는 이유는 미끼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솔직하고 겸손하면 정말 좋은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봉이라네요. 게다가 미끼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미련한 사람이라고 칭함을 받아야 하네요. 정말 모르고 지나간 위협이 참 많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상대방이 나보다 약하다거나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공감이 갔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정말 직설적이네요. 설령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우선은 정중하게 거절하라고 하면서 상대방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모욕을 당했다고 복수를 천명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중국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칼로 위협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상황이었죠. 저녁에 한국인 서너 명이 모여서 술을 마셨습니다. 술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제가 말한 것이 자기를 비아냥 거린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다음날 아침에 칼을 들고 와서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더군요. 같이 온 그의 여자친구가 말립니다. 아니 칼을 신문에 싸서 들고 오는 건 못 말렸고? 진짜 칼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지만 한국이라면 경찰을 부를 텐데 당시에는 중국이라 사건이 커질까 봐 경찰을 부르지도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은 뭔가 자격지심이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조금 지나친 농담도 웃어넘기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은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아예 이런 성향의 사람과는 대화를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상대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됩니다.
잘못은 종종 용서를 받지만 모욕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자존심은 모욕을 영원히 기억하기 때문이라나요. 문제는 내가 모욕을 줄 생각이 전혀 없더라도 상대가 그렇게 느낀다면 모욕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늘 언행에 주의가 필요한 거겠지요.
총 48개의 법칙 중에서 지금 제7법칙까지 읽었습니다. 두꺼운 편에 속하는 책이지만, 고대시절부터의 사건들을 끌고 와 법칙이 이렇게 적용되었다고 설명하는 이야기 책이라 생각보다 쉽게 읽힙니다. 이걸 활용하는 건 지난한 일이 되겠지만 틈나는 대로 더 읽을 생각입니다. 번역도 진짜 잘한 거 같아요. 문맥 이상한 거 하나도 못 느낌!
오늘의 질문: 누군가에게 말로 상처 주지 않도록 늘 신경 쓰고 있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