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고 얼마나 오래 있을 수 있나요?
사람은 심심함을 정말 견딜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이라는 시간 보내기 특급 솔루션이 존재하니 정말 심심할 틈이 없지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는 사람은 자는 사람뿐입니다.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조차 거의 없어요.
제가 심심한 것을 못 견뎌하는 것을 발견한 것은 오래전입니다. 잠깐 짬이 나는 시간에도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자신을 발견하면서부터죠. 스마트 폰이 없었던 20년 전에는 어땠지? 돌이켜 보면 지하철에서 신문을 봤던 거 같습니다. 회사에서는? 컴퓨터가 있었으니 인터넷을 돌아다녔죠.
어제 다시 한번 심심함을 못 견디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요즘 러닝이 너무 쉬워졌어요. 빠지는 날이 없이 계속 갑니다. 습관이 돼서 그렇다고요? 아닙니다. 러닝을 TV 보지 않고 하려니 정말 30분 달리기가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오디오 클립(팟빵)을 들으면서 달리니까 정말 수월해졌어요.
달리는 동안 당연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수 없잖아요? 그런데 오디오를 들으면서 달리는 건 쉽더라고요. 그냥 음악을 듣는 건 조금 심심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이거 달리는데 엄청 도움 되더군요. 한참을 듣다 보면 목표한 km보다도 더 달리는 경우까지 생겨납니다.
이럴 정도로 나는 심심함을 싫어하는구나.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어쩌면 그래서 제가 명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명상을 하라고 하면 진짜 해보지 않고도 지겨움을 느낍니다. 저리 가~
그런데 심심함을 누려야 정신세계가 확장된다고 하는데. 심심함을 견디지 않고 나의 관심과 시선을 둘 곳을 잘 선택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냥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배우고, 즐기며, 취미를 만드는 방법이 그나마 좋은 대안이 아닐까요?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찾아본 적이 있나요? 다음 링크는 위키백과의 취미 목록입니다. 영문판에는 훨씬 더 많은 취미 목록이 있습니다. 한번 둘러보시면 그중에 관심 가는 종목이 있을 수 있죠. 수백 가지 항목 중에 관심이 가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 그것도 좀 이상해요.
다른 방법은 대형 서점에 가는 겁니다. 서점에서 책의 제목을 쭈욱 훑어보면서 내가 읽어보고 싶은 책이 뭐가 있는지 찾아보는 겁니다. 모두 살 수는 없겠지만, 현재 내 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도서관도 그런 면에서 유익한데, 개인적으로 책은 사서 읽는데 편해서요.
하루 24시간. 일주일 168시간입니다. 스마트폰의 설정에 들어가서 지난 한 주 동안 어느 앱에 얼마큼의 시간을 썼는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충격일껄요? 안드로이드 폰은 설정-디지털 웰빙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저는 창피해서 도저히 쓸 수가 없네요.
하루에 무의미한 시간 사용을 줄이고 모두 더 행복한 하루로 만들어 가실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미래가 펼쳐질까요? 내가 심심하다고 소모한 그 시간들. 일주일에 몇십 시간은 될 텐데 조금 억울해집니다. 그 시간에 돈을 벌어도, 공부를 해도, 언어를 한 개 더 익힐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억울함 앞으로 통렬하게 날려봅시다!
오늘의 질문: 오늘 꼭 스마트폰 설정의 일주일 자신의 기록을 확인해 보실 거죠?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