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고등학생 아들의 첫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지난 몇 주, 고1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생각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마 아내는 저보다 더 마음이 지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수험생도 아닌데, 자기 공부한다고 집안 분위기를 뒤흔드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올해부터 고등학교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을 향해 안간힘을 쓰는 아들의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또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부모에게 풀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켠이 싸해지곤 했습니다.
시험이라는 목표.
점수라는 목표.
그리고 대학이라는 목표.
물론 중요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이니까요.
하지만 정말 What이 Why 보다 중요할 수 있을까요?
회사의 일에서는 업의 본질, 미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급변하는 기술과 사회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여전히 점수만이 유일한 기준처럼 느껴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목표는 무엇을 해야 할지(What) 알려줍니다.
하지만 목적은 왜 해야 하는지(Why)를 설명하죠.
결국, 목표는 목적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1등급'이라는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찾는 일 아닐까요?
예전에 들었던 세 명의 석공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첫 번째 석공은 "돌을 쌓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석공은 "돈을 벌고 있다"라고 했죠.
하지만 세 번째 석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Why가 있는 사람은
더 큰 행복, 자부심, 그리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몇 번쯤은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질문은 막막할 때만 던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내가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가고 있는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나만의 Why를 찾으려는 노력이 결국 나를 더 성장시키고,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시험이 끝난 오늘,
아들과 조용히 앉아
학생으로서의 Why,
그리고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Why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물론, 이 바쁜 고딩이 아빠와 그런 대화를 나눌 시간을 내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
오늘의 질문: 공부 외의 것으로 자녀와 자주 소통하시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