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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교육에 잘 활용하는 방법

by 김영무
스크린샷 2025-08-14 152642.png 팟캐스트 스크린샷


에즈라 클라인(Ezra Klein)의 뉴욕 타임즈 팟캐스트를 시청했습니다. AI를 교육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교육 전문가 리베카 윈드롭(Rebecca Winthrop)과 한 시간에 걸쳐 대화한 팟캐스트였습니다. 아주 신선한 내용이었고, 발표 및 편집된 영상도 그냥 두 명의 대화가 아니라 흥미진진한 영상전환도 즐거웠습니다.


생성형 AI를 통해 책 한 권을 순식간에 요약을 하고, 수학 문제를 풀고, 심지어 변호사 시험이나 의사 시험마저 통과할 수 있다면, 인간이 이런 공부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무시무시한 질문이죠? 특히나 미래의 인재가 될 우리 자녀들을 생각하면 정말 무서운 질문입니다.


이미 학생들의 숙제와 공부를 회피하려는 기발한 창의력은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과거 PC시간제한을 거는 방법으로 시도했었으나 이미 우회하는 수많은 방법들이 도출된 과거가 있죠. 학생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AI를 활용해 쉽게 공부를 때우는 방법을 고안해낼 겁니다.


우리는 교육에 대한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목표로 전인교육이라고 써 놓고 실제로는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한 트레이닝 과정이라고 여기면 절대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 이뤄질 수가 없겠죠.


우리는 20년 뒤. 아니 단 10년 뒤의 아이들의 미래에 어떤 교육을 했어야 했는지 미리 알 수가 없습니다. 단 5년 전만 해도 이렇게나 잘 돌아가는 생성형 AI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잖아요? AI로 인해 벌써 대형 IT기업들이 개발자 수를 줄이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 이다음에는 뭘 공부해야 할까요?


결과적으로는 불확실한 미래에도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건 딱 잘라서 코딩. 수학. 이렇게 정의할 것이 아니긴 합니다. 도리어 사람의 성향에 가깝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 길을 탐구하고 흥미를 개발하는 개척자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위드롭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은 4가지 타입이 있다고 합니다.

동승자 모드(Passenger mode): 최소로 주어진 일을 하면서 졸업까지 버티는 학생들. 공부를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학습 자체에 대한 흥미는 완전히 없는 상태.

성취자 모드(Achiever mode): 학습에 대한 재미보다는 칭찬과 상장, 승리에 대한 집착이 있는 학생들.

거부자 모드(Resistor mode): 배우는 것을 거부하고 반항하는 학생들.

탐험가 모드(Explorer mode): 배우는 것을 즐기고, 흥미 있는 것이 생기면 깊게 알아보고 싶은 학생들.


가장 숫자가 많은 것이 동승자 모드의 학생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AI는 동승자 모드의 학생들에게 엄청난 이득을 안겨줄 수 있기에 이들이 적극적으로 AI 활용을 할 것이라는 점이죠. 안, 공부에 큰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성적만 잘 나오는 비법이 있다는데 어떻게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 학생들이 이렇게 AI를 활용해 배움을 외주로 돌린다면, 전혀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 몇 년간이나 지속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배움의 외형은 유지하지만(숙제, 에세이, 시험 등), 배움의 본질(두뇌에 남는 지식)은 하나도 남지 않는 상태가 다년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AI 교사 같은 agent가 앞으로 생겨날 것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배움에 도움이 되고, 내가 지금 즉시 접촉 가능한 도우미의 역할, 게다가 개별학습으로 진도를 남과 달리 가도 늘 그에 맞춘 학습지도를 할 수 있으니 당연합니다.


전통적인 지식 전수의 의미의 배움에 인간 교사들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고, 대신 진짜 전인교육에 해당하는 사회성을 진작시키고, 인류애, 사랑, 배려, 도움, 희생, 기여, 협동, 정의 같은 영역에 집중하는 인간 선생님의 역할이 따로 규정되지 않을까요?


이제 생성형 AI 시대에 접어든 지 5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전혀 알 수 없는 미래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금의 도구로 우리의 아이들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조차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AI 시대의 교육은 지식 전달에서 유연한 역량과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능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팟캐스트를 시청한 지 오랜만이지만 정말 세 아이의 아빠로서 깊은 공감을 하면서 집중해 들었던 방송이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어떻게 AI를 접근시켜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간이었죠.


오늘의 질문: 당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성향을 보여주고 있는지 아시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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