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의 이야기로 시작을 했죠? 오늘도 그에 이어서 카너만이 느리게 생각하기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창조적인 발견을 이룩한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2010년, 카너만은 소득이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연소득이 $75,000(=약 1억 500만 원)을 넘어가면 행복에 임팩트를 주지 않는다는 유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연구결과는 십 년이 넘도록 돈이 행복에 주는 영향에 대한 표준적 지침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1년, 반전이 일어납니다. 전혀 유명하지 않은 신예 연구자 매트 킬링스워스(Matthew Killingsworth)가 완전히 카너만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죠. $75,000 보다 더 소득이 높아지더라도 행복은 증가한다고 말입니다.
자, 그럼 노벨상을 받은 카너만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 뭉충한 허접이 어디서 까불고 있나…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훨씬 큰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 사회적인 압박을 했을 수도 있겠네요. 뭐, 정치적인 환경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적을 압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잖아요?
놀랍게도 카너만은 킬링스워스에게 연락하여 같이 새로운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찾은 결과로 더 정밀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발표하게 됩니다. 우선, 2010년도의 연구는 행복하지 않음을 줄이는 수준에 대한 측정결과였고, 더 행복해지는 수준을 측정한 것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측정기준이었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수입이 증가할수록 행복은 증가하지만, 늘어나는 행복의 절댓값은 줄어든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100,000 수입에서 $200,000으로 증가하는 행복의 크기가 100이라면 다시 $300,000에 도달하는 것은 50이라는 말이죠. 수입이 증가할수록 비례해서 행복이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부자인데도 우울하거나 병을 가지는 등 기본적으로 비참한 심리상태를 가지고 있다면 $100,000 이상의 돈은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감정이 안정적인 사람은 수입이 증가할수록 꾸준히 행복이 증가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사람들도 $500,000 연수입 이상이 되면 돈으로는 더 이상 추가되는 행복이 없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하긴 년간 수입이 7억 원을 넘으면 뭐 돈을 더 번다고 뭔가 특별할 것 같지는 않군요. 일반적으로는 연수입 1억 원 이상만 되어도 더 이상 돈으로 고통받지 않을 테니 어쩌면 2010년의 연구결과가 그다지 틀린 것이 아닐지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습니다. 다만, 돈 이외에도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주 많죠.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그 다른 것들이 뭔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주변의 사람들, 친구들, 가족들, 취미, 하고 싶은 일, 등 소소하게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돈이 충분하지 않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기분 좋은 느낌을 같이할 사람들이 옆에 있다면 돈과 상관없이 훨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서 썼기는 하지만,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카너만이 위의 상황에서 느리게 생각하기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한 방법입니다. 단기적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잠시 멈춰 가장 좋은 방안을 찾는 것은 누구나 실행해 볼 수 있는 방안입니다.
오늘의 질문: 여러분은 오늘 감정에 휘둘리는 빠른 생각보다 느린 생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었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