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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an 16. 2023

가족 여행의 가치

서로 웃고 즐거워하는 가족 구성원

눈썰매장에서 반대편 산을 찍은 사진


지난 주말에는 용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멀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양지 파인 리조트가 그렇게 오래된 리조트였는지 몰랐는데 가보니 확실히 시설은 좀 낙후된 면이 있더군요. 그런데 서울 근교에 이렇게 깊은 산속 리조트가 있다는 것은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리조트에서 완전히 나오면 바로 거대한 창고 건물이 있으니 사실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리조트 내부 길을 운전하다 보면 정말 나무와 자연만 보인답니다.


사실 비도 오고, 눈도 오고 해서 갈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따뜻한 집에서 뒹굴거리는 행복을 포기하기 쉽지 않구나, 다시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우리 아들이 방학 동안 아무 여행도 가지 못하면 개학해서 친구들에게 말할 게 없어!라는 주장에서 시작된 계획이라 어쩔 수 없이 짐을 챙겨서 출발하게 되었죠.


양지 파인 리조트의 눈썰매장에서 눈썰매를 온 가족이 타면서 완전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아내도 정말 즐겁게 눈썰매를 타고 아들은 뭐, 말할 것도 없었죠. 아마도 중학생이 되면 가족여행을 싫어하게 될 터이니 아직 초등학생일 때 이렇게 즐겁게 여행을 다니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여행을 결정하고 출발하고 나니 정말 다행이라 느낍니다.


양지 파인 리조트의 눈썰매장은 약간 비싼 편입니다. 썰매장 위쪽으로 올라갈 때 자동 트랙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대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계속 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네이버 예약으로 구매하면 대인 15900원, 소인 13900원인데,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예매 당일 사용불가하고요. 주차 공간은 확실히 여유로웠습니다.


스키장은 몇 년 전부터 운영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는 좀 썰렁합니다. 비어 있는 건물 공간도 많구요. 등산화 같은 눈에 젖지 않는 신발을 신고 왔다면 눈길 산책도 좀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긴 그렇다면 아내가 아이들을 맡아줘야 하니 그건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실제로 눈꽃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나무에 눈이 내려서 살짝 얼어있는 상태의 눈꽃이 정말 눈을 황홀하게 만들어주네요. 서울에서는 눈이 쌓인 나뭇가지 또는 눈이 다 녹은 상태 밖에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용인에만 나와도 그걸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온 가족이 모두 정말 신났습니다. 


가족 여행을 위해서는 나의 시간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저렴하게 계획을 한다고 해도 몇십만 원은 써야 하죠. 가는 길, 오는 길 운전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이렇게나 즐거워하니 진심으로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더는 엄마 아빠와 여행을 다니기 싫어지는 순간이 올 때까지는 꾸준히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이젠 아내와 둘이서 다니면 되겠죠?


행복한 가족은 소통이 자유로운 가족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위한 배려를 몸에 익혀서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상대의 희망을 허락해야 좋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화를 내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이걸 전혀 하지 못했고, 우리 세대 역시 자녀에게 화를 참기 어려워합니다. 그걸 꾸준한 노력과 자기 수양으로 변화시켜야 가족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어렵지만, 즐겁게 웃고 소통할 수 있는 행복한 가족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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