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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공계 석박사도 미달?

by 김영무
pavel-neznanov-w95Fb7EEcjE-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Pavel Neznanov


한국의 이공계는 전 세계의 이공계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죠. 어제 뉴스 기사에 의하면 연봉 4억 의사가 꿈이라 전국 이공계 1위부터 3000위까지 모두 의대에 진학한다고 합니다. 오늘 뉴스에는 기존 한국의 공학 석사, 박사 과정이 모두 미달되고 있다는 뉴스가 났습니다.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 기술발전이 가장 중요한데 공학 분야가 국내 최고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말이죠. 그런데 이건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정치권, 기업들, 심지어 언론까지 이런 공학 기피 현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이공계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할 때 수입이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뛰어난 학생들이 왜 돈을 더 벌 가능성이 높은 의대를 진학하지 더 수입이 낮은 공대로 진학하겠어요? 그것이 비슷한 수준도 아니고 몇 배의 차이가 난다면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 아닐까요?


기업들은 기술력을 높여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그냥 기존 사업을 유지 보수한다는 생각으로는 당연히 더 높은 월급을 공대 출신 직원들에게 줄 수가 없죠. 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국내 시장에 안주한다면 발전이 없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이공계 출신의 성공 스토리를 더욱 많이 발굴해 발표해야 합니다. 그것이 한국 출신이라면 가장 좋겠지만 해외의 사례라도 더욱 많이 발표해야 합니다. 그런 비전을, 그런 스토리를 많이 접할수록 공대를 선택할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겁니다. 드라마와 같은 방송에서도 공대 출신 기업가나 학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더욱 많이 방송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이공계 출신 고위 공직자를 더 늘려야 합니다. 명예도 얻을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전국에 널리 알려야 합니다. 동등한 레벨의 예정자가 있다면 공대 출신을 더 우대해야 합니다. 아니,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외치면서 실제로 우대하지 않는 정부는 상식적이지 않죠.


또한 공대 출신이 리더가 될 수 있는 재교육 과정이 충실해야 합니다. 자신의 기술 분야에만 몰두해 있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비롯해 리더의 자질을 익힐 수 있는 여러 분야의 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대학교와 고등 연구기관에서는 어려운 분야의 기술 학위 과정에 장학금을 늘리고, 산학 연계 프로그램도 더 많아져야 합니다. 특히, 오래된 병폐인 대학원생이나 박사과정 학생을 교수의 하인처럼 활용하는 경우의 수를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이러면 누가 지원해요?


중국의 애국심 마케팅은 아주 유명하죠. 국가를 위해 공대에 간다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애국심은 그보다 작나요? 원래는 그렇지 않았죠.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것이 대한민국의 애국심이었습니다. 항일 투쟁 같은 영상을 보며 눈물 흘리는 국민이 태반일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과연 그런가? 의심이 드네요. 내가 돈을 더 벌기 위해 애국심은 살포시 내려놓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아니, 애초에 애국심에만 의존해 특정 분야로 학생을 돌리려는 것이 더 무리한 생각이겠죠. 공학 분야가 더 높은 개인적 성취가 가능하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합니다.


서울대 10개 프로젝트 보다 카이스트, 포스텍, 울산과기원, 대구과기원, 광주과기원 등의 공학대를 더욱 크게 지원해야 합니다. 유. 초. 중. 고에 쏠리는 예산을 대학과 대학원으로 돌리는 프로젝트도 시급합니다. 대학교 학비를 현실화해서 더 좋은 교수와 장비를 갖춰야 하고, 대신 장학금과 학비 대출을 충분히 보완해야 합니다. 장학금을 주는 재단이나 회사에는 충분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겠죠.


저는 인문계 출신입니다. 마케팅 전공을 했죠. 하지만 아들들은 공학을 전공하길 희망합니다. 큰아들은 전기전자 분야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아마도 학부는 한국에서 나오고 이후 더 공부하고 싶으면 해외로 보내고 싶습니다. 제 동료 중에 국내 공대 대학원 출신들이 모두 국내 진학을 말리더군요.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오늘의 질문: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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