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더 중요한 것

여유

by 김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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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까지의 나는 놀기 좋아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적당한 회사에 취직해서 업무시간에는 열심히 일했지만, 퇴근 후의 계획은 이미 일주일 전부터 계획하고 지하철이 끊기기 전까지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냈던 바보였죠. 30대의 나는 회사에 충성해서 가장 먼저 승진하고 오너의 인정을 받는 것에 목표가 있었습니다.


30대 후반으로 넘어가 결혼해서 자녀가 생기니 회사에 대한 충성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가족에 대한 애정으로 바뀌더군요. 야근수당보다는 가족과의 시간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40대 중반의 저는 여전히 가정을 회사보다 앞에 두고 있었지만 은퇴에 대한 생각과 내가 왜 사는가 하는 좀 더 깊은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뒤돌아보면 포르셰 같은 차나 럭셔리 명품들은 평생 저의 관심이 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돈을 더 벌겠다고 뭔가를 포기하거나 한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행운이죠. 이제 50살이 되고 나니 돈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이 아주 확실하게 느껴지는군요.


푹 잘 수 있는 매일 밤이 더 중요합니다. 잠이 부족한 사람은 다음날을 하루종일 짜증 내면서 살아야 합니다. 뜬금없는 상황에 졸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때도 생기고요, 운전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잠은 정말 생명이 걸린 일이기도 하죠. 7시간이 아니라 8시간, 간혹 더 여유가 생기면 9시간씩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주말에 일할 필요 없는 상황이 더 중요합니다. 주중에 열심히 일했다면 주말에는 쉬어주어야 다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일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돈에 중독된 사람은 주말의 시간도 아까워서 일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매일 야근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불쌍한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업무 시간 외에는 쉴 수 있는 자유가 돈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이 가끔씩 부럽기는 하지만, 지금은 전혀 생각이 없는 이유는,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몰입해서 일하고 그에 대한 성과를 성취하는 삶은 멋지지만 저는 나를 더 잘 아는 가족들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얼굴 한번 볼까 말까 한 아빠라면 평생 자녀와 친해지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 집이 이혼을 결정하는 거죠. 비즈니스가 가족보다 중요한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여유롭게 내가 원하는 것을 읽을 수 있는 삶. 시장조사 보고서를 읽는 것도 재미있지만, 내가 읽고 싶은 책과 글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대단합니다. 내 눈을 내가 원하는 곳에 둘 수 있는 자유. 그것이 돈보다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산책을 할 수 있는 자유도 비슷하게 행복을 왕창 올려주죠.


하루에 15분 단위로 일정이 짜인 CEO의 삶이 부럽지는 않습니다. 연봉이 10억, 100억일지라도 부럽지 않습니다. 명품으로 온몸을 감싼 사람도 부럽지 않고, 슈퍼카를 타는 사람도 부럽지 않습니다.


진정한 부자는 시간의 여유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 결국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이 시간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도리어 업무시간에는 더 집중해 일해야 합니다. 만약 이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내가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결국 월급을 받으며 남에게 내 시간을 팔아야 하니 말이죠.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자기 시간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사서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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