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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Feb 16. 2023

가장 강대한 적은 누구인가?

내 목숨을 갉아먹는 것

취침 모드 - 흑백 화면으로 전환하기


내 생명은 결국 내 시간의 총합입니다. 그럼 내 시간을 갉아먹는 것이 바로 내 생명을 조금씩 깎아내는 것이라는 답이 나오는데요, 오늘 내 시간을 의미 없게 소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적은 무엇인가요? 잠은 충분히 자야 건강에 유익한 것이고, 밥을 먹고, 몸을 씻는 등의 활동도 당연히 나를 위한 필수 시간이죠. 일하고, 공부하는 시간도 나에게 꼭 필요합니다.


요즘 시대에 가장 강대한 적은 바로 스마트폰이라 생각합니다. 그 안에 시간을 소비할 꺼리가 무궁무진하죠. 인스타나 페북 같은 SNS는 몇 시간이고 살펴볼 수 있고, 뉴스 앱도 넘쳐납니다. 유튜브의 무시무시한 알고리즘은 하루를 순삭 시키기도 하고 게임 카테고리의 앱들은 현질을 강제하며 내 돈과 시간을 뺏어갑니다.


모든 것은 수많은 기업들이 나의 시선을 뺏고 시간을 뺏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것입니다. 나를 도파민의 세계에 빠트려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거죠. 대가는 나의 진짜 세계, 진짜 인생을 지불하게 만듭니다. 매일 수십 수백 개의 진동과 삐빅 거리는 노티는 내 주의를 앗아가는데 그럼 도대체 내 인생에서 가치 있는 성과를 어느 세월에 달성할 수 있는 걸까요?


이런 스마트폰이라는 강대한 적에 대항하여 내 인생을 되찾기 위해서는 의지력이나 정신력, 훈련 따위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기기를 제어하고 규칙을 강제해야 변화가 가능합니다.


가장 강력한 방법은 사실 피처폰으로 돌아가는 거죠.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죠? 그럼 최대한 많은 앱을 삭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뉴스앱과 뉴스피드가 달린 모든 앱은 삭제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리합니다. 게임도 모두 삭제하는 게 가장 좋지만, 도저히 끊기 어렵다면 딱 1개만 남긴다는 각오를 보여주세요.


시각적인 흥미유지를 위해 스마트폰의 앱들은 색상이 무척 화려합니다. 도파민을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그런 경향이 있는데요, 흑백화면으로 바꾸면 내 관심이 확 떨어지게 됩니다. 흑백화면은 안드로이드에서는 설정-디지털 웰빙–취침모드를 켬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든 영상이든 사진이든, 흑백으로 바뀌면 신기하게도 덜 보게 됩니다.


집중을 해야 하는 시간이 되면 방해금지모드나 비행기모드로 바꿔주세요. 그리고 일부러 노스크린 타임을 나의 하루에 설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일어나자마자 2시간, 자기 전 2시간 이렇게 4시간은 절대 화면을 보지 않는 생활을 유지하는 거죠.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목욕/족욕을 하거나, 악기를 배우거나, 친지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등등 찾아보면 스마트폰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학교 등하교나 회사 출퇴근 시간에 둘러보면 모두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진짜 한두 명 빼고는 모두 초집중해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걸 보면 좀 무섭기도 하죠. 이제 읽는 행동은 그만하고 듣는 행동으로 한번 바꿔보세요. 팟캐스트를 듣거나, 오디오북을 듣거나. 눈을 고생시키는 행동은 그만하고 말이죠.


설정의 디지털 웰빙에 들어가 나의 앱 사용 주간 리포트를 한번 보세요. 어마무시할 겁니다. 가장 많이 쓰는 앱은 어쩌면 주 40시간의 시대에 40시간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건 내가 회사일을 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거기에 쏟는 겁니다. 이 시간을 내 성취와 발전을 위해 사용했더라면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자, 이제 가장 강대한 적을 알았고, 단계별로 퇴치할 방법들도 깨달았으니, 우선 취침모드(흑백모드)부터 설정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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