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상념이 스며든다

by 케빈은마흔여덟

외로움에 사무쳐 속절없이 흘러가던 어제

마음의 공터에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우울에 손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 하던 오늘

여전히 비는 그치지 않고 종일 내린다


덕지덕지 비대해진 욕심과 냉혹한 현실의 경계

빗물과 뒤섞여 마음 위로 무겁게 내려앉는다


굵은 장대비로도 해묵은 얼룩 씻기지 않고

지독한 뙤약볕조차 축축한 상념을 증발시키지 못한다


비우고 비워내 '공(空)'에 닿기를 갈망하지만

집착은 가랑비가 되어 깊은 틈새까지 자꾸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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