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I (로봇)이 집으로 온다?!

왜 로봇은 인간을 모습을 담고자 하는가?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써의 로봇

by Kevin Seo 서승교

2026년 CES(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의 가장 큰 테마 중의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Physical AI, 로봇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걸 강조하는 의미에서 혹은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 'Physical AI'라고 부르지만 사실 고객들은 그냥 로봇이라 인식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전부터 로봇은 사람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 같은 물건으로 정의 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로봇에 대한 개념 정의는 달라진 것이 없었고 이제까지 기술이 이러한 사람들의 기대를 충분히 맞춰주지 못했던 것이었죠. 엄밀히 말하면 이전까지의 로봇은 인간이 가진 힘을 대체하는 도구로써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어 왔을 뿐 사람들의 생활에서 밀접하게 보이던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로봇은 그저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미래의 가정생활 속의 존재였을 뿐이었습니다. 로봇 하면 여러분들은 다양한 영화를 떠올릴 텐데요. (AI, 바이센테니얼맨, 일렉트릭 스테이츠, 아이로봇, 블레이드 러너... 등등.) 그 대부분의 로봇 영화의 공통점은 그 로봇 모두가 Phyiscal AI 즉 고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점이고, 차이점은 인류에 도움이 되는가와 그렇지 않고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 로봇이 위협적인가에 대한 부분일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여러분은 로봇에 대해 어느 쪽이신가요? 적어도 많은 첨단 가전 기업들은 로봇이 집에서도 인간에게 긍정적인 그 무엇으로 정의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10270-Product-0-I.jpg (사진 1. 바이센티이얼 맨, 월트디즈니)


로봇에 대한 또 다른 면에서의 시각은 로봇이 인류의 생활에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일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영화적 관점으로 생각해 보면, 과연 로봇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가와 인간이 로봇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의 대비로 인간의 잠재적 니즈 혹은 페인을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도 여전히 공통적인 지점이 있는데요. 그것은 로봇의 형태가 지극히 인간다워진다는 점입니다. 즉 휴머노이드를 전제로 한 딜레마인 것이죠. 개념적으로 보면 로봇의 형태가 꼭 인간의 형상을 담지 않아도 됩니다. 인간의 부족한 힘과 역량을 도와주는 장치라면 기능을 강조한 디자인의 모습이어도 됩니다. 마치 로봇청소기가 사람의 모습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아마도 사람의 형상을 한 로봇이 사람들의 상상 속에 등장하는 것은 로봇이 사람만큼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만큼의 역할 기대"의 차원에서 지금까지의 가정용 로봇의 발전 모습은 마치 산업현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사노동을 보조 혹은 대체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이 해야 하는 수많은 집안일을 로봇이 도와줄 수 있고 심지어 대체할 수 있다는 기능적 효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로봇청소기가 집안 청소를 위해 계단을 오르고, 카펫을 구분하고, 전선을 피하고, 큰 덩어리의 쓰레기를 집어 올린다든지 하는 등의 기능적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던지 가정용 로봇이 빨래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마른빨래를 척척 개어서 서랍에 않아 수납하다던지 하는 모습이 가능함을 기업들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가사 노동 가운데 힘이 많이 필요하거나 반복작업으로 번거로운 일들은 이제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로봇의 디자인이 인간스러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2601-lg-cloid-1-1920x1120.jpg (사진 2. LG 클로이 가정용 로봇. LG 전자)

가정용 로봇의 디자인(형상)이 인간스러워야 하는 이유를 조금 다른 각도롤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가정이라는 환경은 산업 현장과는 다르게 효율만이 강조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공장의 로봇들은 생김새보다는 일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 이를 통해서 얼마만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디자인의 요소입니다. 이는 산업의 품질 기준은 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측정이 용이하고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가정의 경우는 과업 수행의 만족도, 품질의 기준이 천차만별입니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고 또 개개인들로 구성된 가족의 특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업들은 이를 표준화하고 싶어 하지만 - 그래야 제조 비용, 원가를 줄일 수 있으므로 - 사용자들이 스스로 만든 기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가정에서의 과업 수행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기능적 완성도에 더불어 더 복잡한 요소들이 추가되어 결정됩니다. 가사 도우미를 예를 들어 보면, 절대적 기준으로 일을 좀 덜 잘하지만 친절한 가사 도우미가 일을 완벽하게 하지만 차가운 가사 도우미보다 만족도가 높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일을 잘한다는 것은 기능적 요소이고 이것은 기업에서 기술적 표준에 맞춰 성능을 개발하는 것으로써 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절함이라는 서비스 품질의 요소는 상대적으로 쉽게 완성하기가 어렵죠. 아마도 가정용 로봇에서 AI의 역할은 얼마나 과업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가의 영역보다는 얼마나 서비스적 요소를 잘 제공할 수 있는가의 관점으로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가정용 로봇의 디자인이 인간스러워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사람들의 로봇에 대한 의인화 기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은 로봇을 이용해 보기 이전부터 의인화된 로봇의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학 작품이나 엔터테인먼트 관점에서 기인한 것이긴 하지만 사람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 문학작품이나 영화에 투영된 것이니 만큼 누가 이끌었다기보다는 그게 원래 사람들의 니즈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필자가 진행했던 로봇 수용에 관한 2000년 초반 프로젝트의 사례에서도 로봇 청소기를 도입한 사용자들이 로봇 청소기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하고 하는 모습들이 관찰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기능적으로 지금의 로봇 청소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낮은 품질을 보여주었는데도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서 사람들은 로봇을 가족들과 함께 이용하는 것이 아닌 개인 단독 소유 및 이용의 니즈를 보일 것도 예측이 되었었습니다. 이것은 어린 시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장난감에는 소유자인 어린이가 부여한 개성이 담기고 어린이의 의지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의 이러한 행태는 가사를 도와주는 기능적 보조자로서의 로봇의 역할뿐만이 아닌 사용자게 감성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로봇 역할 기대로도 해석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회적, 심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1인 가족 구성원이 늘어나고, 대면 관계를 어려워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적 따뜻함을 원하는 현대인들은 로봇으로 하여금 이러한 부분을 쉽게 채우고 싶어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사람들이 로봇의 형상에 대해 감성적 만족도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출발점으로 인간과 닮은 형상, 즉 디자인을 기대하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종합해 보면, 첨단 기업들은 산업용을 넘어 가정용 로봇, Physical AI를 앞다투어 그들의 생존 혹은 성공의 열쇠로 전망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그들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관점에서, 그리고 제품의 관점에서 기능적 로봇을 생산하고 사용자를 마케팅으로 설득하고 판매하려는 전통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기술의 제품도 사용자가 이것을 선택하고 그들의 삶 속에 수용시키지 않으면 도태되어 버리고 맙니다. 기업은 그리고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 적용관점으로 가정용 로봇을 개발 방향을 잡고 발전시켜나가고 있지만 사용자는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봇이 집으로 가정으로 들어가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사람들의 로봇 니즈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며, 로봇이 신기함을 넘어서 기능적 그리고 감성적 니즈를 충족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사람들은 로봇을 가정에 들일 것입니다. 이때 로봇은 제품이 아닌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되어야 하며 초기 가족 모두를 위한 로봇에서 점차 개인을 위한 로봇으로 진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