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업 혁신과 성장의 방향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디자인 싱킹과 에자일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 싱킹 교육이 몇몇 업체들에 의해 여러 기관과 기업에서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다소 아쉬운 부분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 아쉬움은 교육 기관의 전달 방식과 피 교육 기업의 태도에서 주로 발견이 되는데, 이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디자인 싱킹 교육 컨텐츠
디자인 싱킹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학생에서부터 기업의 대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이 중에서 디자인 싱킹의 이해가 좀 더 절실한 계층은 아무래도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겠죠. 왜냐하면 경쟁과 생존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생존 수단이 디자인 싱킹이기 때문입니다. 풀어서 말하면, '아, 디자인 싱킹이 이런 거구나'를 넘어서 '바로 적용해서 우리만의 생존 무기를 만들어야지' 하는 실행까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죠. 하지만 현재 이뤄지는 일부 디자인 싱킹 교육은 그 대상이 누구이든 간에 거의 비슷한 내용을 비슷한 방식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교육은 디자인 싱킹이 무엇인지 알 수는 있게 하겠지만 느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마치 어떤 책을 읽어서 책의 제목과 내용은 아는데 느낀 점이 정리가 안 되는 교육 방식인 거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제안하는 대안은 디자인 싱킹의 핵심을 따르라 인데요. 디자인 싱킹의 핵심이 고객 공감이라면 교육 기관은 교육받는 분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방식과 컨텐츠를 개별화시켜 교육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실제로 교육을 받고 나면 기업 교육생들이 '아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깨달음 얻을 수 있도록 말이죠. '마시멜로 탑 쌓기' 같은 '지갑 만들기'는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나아가, 디자인 싱킹의 사상이 정말 기업과 사회의 혁신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방법도 내용과 체계가 구분되어야 하는데요. 제 생각은 <그림#1> 같습니다. 디자인 싱킹 교육을 Why, What, How의 3단계로 구분해서 기업의 계층 구조에 맞춰서 진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물론 기업과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 세 가지 성격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만, 나눠진 역할에 교육을 통한 달성 목적이 차이가 있어야 하죠. 먼저 회사나 조직의 비젼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리더 그룹은 "왜?" 디자인 싱킹을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이를 통한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기업 경영이 topdown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고려해볼 때, 기업의 최고 경영층이 디자인 싱킹에 대한 신념이 없으면 디자인 싱킹 도입의 효과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나 조직의 최고 의사결정자라면 디테일한 방법이나 내용은 몰라도 "왜?"에 대한 대답은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중간 경영층은 디자인 싱킹의 프로세스 즉 흐름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What"에 해당한 부분으로 디자인 싱킹의 본래 목적이나 용도를 알고 있어야 각각의 부서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 가운데 디자인 싱킹에 적합한 문제를 가려내고 적용해서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실무자는 "How"에 대한 교육이 중요합니다. 실제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론이나 툴에 대한 숙련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이는 최소한의 교육 목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최고경영자에 의해 의미 부여받고, 중간 관리자에 의해 선택된 디자인 싱킹이 실무자에 의해 능숙하게 적용될 때, 디자인 싱킹 도입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입니다.
2. 혁신 경험이 없는 컨설턴시에 의한 교육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는 업체들의 일하는 방식은 대부분 공통적인 특성을 갖습니다. 최고의 브레인들이 모여 새로운 논리와 프로세스 그리고 방법론을 만들어내고 이를 매뉴얼화해서 고객사에 판매합니다. 혹은 새롭게 유행하는 방법론과 프로세스를 가져다가 열심히 공부하고 고객들에게 알려줍니다. 언제나 그들은 그럴듯한 가설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를 내세우고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 외국의 저명 기관이나 인사들의 수사를 인용하죠. 그리고 종종 그들의 조언은 실패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가설과 논리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만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예상이 적중하지 않아도 변명은 있습니다. 미래는 어차피 그런 것이니까요. 실상 그들은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해 본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제품, 서비스, 사업 개발 즉, 이노베이션의 경험은 더욱 많지 않죠. 그들은 그들이 늘 해오던 방식으로 디자인 싱킹을 기업들에게 교육합니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논리와 프로세스 그리고 방법론을 열심히 연구하고 이를 그대로, 마치 그들이 해본 것처럼, 교육하죠. 이론을 정리한 교육안을 만들어 연설에 가까운 강의를 하고 매뉴얼을 정리해서 연습시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교육생들에게 갖게 하기 위해서 애씁니다. 이런 교육 방식에서는 실제 혁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게 위해서는 어떤 통찰과 지혜가 필요한지는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가르치는 강사도 듣는 교육생도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디자인 싱킹은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과 더불어 말이죠. 그리고 확신은 동일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차별적이어야 합니다. 수학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풀면 모두가 똑같은 답을 내는 방식은 혁신의 방법이 아닙니다. 남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일이 혁신의 기본적 성격이니까요. 혁신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 싱킹 교육을 위해서 앎이 많은 사람들보다는 경험을 통해 깨달음이 많은 사람들을 위주로 강사진을 짜고 교안을 만들어 교육할 것을 제안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학습 능력이 뛰어난 주니어들도 할 수 있지만, 깨달음을 전달하는 것은 경력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죠. 사실 디자인 싱킹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팀을 이룬다는 의미는 지식과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의 시너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고객 통찰을 위한 통찰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도 않고 학습 능력에 의해서만 생기지도 않습니다.
3. 디자인 싱킹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메시지
디자인 싱킹은 혁신에 적합한 사상과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기업과 사회의 모든 문제 해결에 사용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교육에서 전달되고 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물론 디자인 싱킹이 차용하는 여러 가지 문제 해결 툴들이 부분 부분 기업들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디자인 싱킹의 본질적인 용도는 혁신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재의 문제들은 사실 혁신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혁신을 만드는 과정은 마치 숲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혁신의 결과물만 보면 쉽게 달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념을 가지고 오랜 시간 노력의 결과를 거쳐 완성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당해 연도의 성과 창출을 혁신 타깃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미입니다. 무분별하게 디자인 싱킹을 재단해서 적용시키는 것은 자칫하면 디자인 싱킹 무용론을 앞당기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그전의 모든 혁신 방법론들이 그래 왔듯이 말이죠. 디자인 싱킹 교육에서 이 사상과 방법의 최적 용도가 혁신에 있음을 강조해야 합니다.
4. 디자인 싱킹 교육을 기존 교육과 동일시하는 태도
이는 디자인 싱킹 교육을 진행하려고 하는 기업의 교육팀이나, 수강하는 실무자들에게서 종종 발생되는 모습인데요. 강의실 환경에서 강사의 원맨쇼로 진행되는 교육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교육 진행팀과 교육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임을 강조하는 디자인 싱킹 교육에 대해 어색함과 불편함을 많이 느낍니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디자인 싱킹은 체험을 통해 깨닫는 것의 효과가 큰 주제입니다. 교재를 만들고 이를 사전에 학습하고 다시 얼마나 아는 지를 확인하는 기존의 교육들과는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디자인 싱킹을 시험 보는 일은 없을 테니 - 어쩌면 누군가는 이런 평가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머리에 남기려고 하지 말고 몸으로 기억하고 마음에 새겨두세요. 첨엔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교육이 끝날 때쯤에는 분명히 깨달음의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 고객 공감의 깨달음을 얻도록 하는 것이 디자인 싱킹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것이 교육 목표인 것이죠. 따라서 다소 움직임이 많고 통제가 덜되는 것 같은 교육의 모습으로 보이더라도 교육팀과 수강생들은 지식수준 향상 목적의 다른 교육과 차별적인 개방적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 싱킹 교육을 통해 이를 배우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역량은 공감과 가치 크리에이티브입니다. 비주얼적인 결과물은 그 나중이죠. 고객 공감 역량을 통해 혁신의 이유 "왜 이 제품, 서비스 혹은 사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먼저 얻고 이를 방향타 삼아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디자인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흐름으로 교육이 전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의 소비자인 기업과 수강생들이 그들의 목표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혹은 혁신에 디자인 싱킹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1> 서울 도심에 생겨난 재밌는 컨셉의 편의점입니다. 고잉메리라는 곳인데요. 요괴 라면으로 대표되는 유니크하고 재미있는 컨셉 상품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 편의점의 또 다른 특색은 가게에서 팔고 있는 제품을 조리해서 서빙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편의점에서 무심한 듯 빠르게 식사를 때우는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요괴 라면으로 호기심을 만들고 이를 즉석 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주고 게다가 편의점 식사가 편안하도록 만들어준 통찰이 디자인 싱킹의 지향점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진#2>폐 자동차에서 나온 가죽으로 가방을 만든 업사이클링의 사례입니다. 폐 가죽을 활용한 리사 클링, 업사이클링의 제품들은 많습니다만, 이 회사의 제품은 자동차 추출 가죽이라는 점이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통 자동차에 쓰이는 가죽은 매우 좋은 품질의 가죽이 많기 때문이죠.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일, 그리고 공익적 가치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공익 가치가 채워주지 못하는 - 좋은 일이지만, 불편함 때문에 선뜻 참여하지 못하는 - 사람들의 개인 가치 충족의 욕구를 만들어 낸 제품으로 생각됩니다.
<사진#3>모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내놓은 블록 형태의 아이스크림입니다. 유명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된 패키지이고 나름대로 패키지 수집의 욕구를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제품의 인지도도 실제 구입도 많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제품의 본원적 가치를 기본으로 연관된 부가된 가치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혹시 "이렇게 하면 고객들이 좋아할 거야!"라는 가설에서 만들어진 제품 라인은 아닐까요?
+디자인 싱킹에 가장 적합한 교육장은 연수원이나 강의실이 아니라 고객들이 생활하고 소비하는 현장입니다. 인터넷을 통해서가 아니라 교육생이 직접 눈으로 귀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 교육을 받지 않아도 도자기 장인은 훌륭한 빛깔의 명품 자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론 전문가의 설명을 듣는 것보다 실제 흙을 만져보고 물레를 돌려보면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