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공감 없는 디자인 싱킹(혁신)은 없다."

by Kevin Seo 서승교

''제대로된 고객 공감 없는 디자인 싱킹(혁신)은 없다."


최근 "왜 디자인 싱킹의 유형이 이를 교육하는 기관이나 업체마다 차이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디자인 싱킹을 도입하려는 기업과 기관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디자인 싱킹을 소개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공통의 철학을 기반으로 각 기업이나 기관의 업의 본질과 요구 사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발전시켰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마도 기업의 요구 사항의 핵심은 속도에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디자인 싱킹의 공감 영역보다는 만들기, 그것도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더 강조된 형태의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들이 나오고 다시 이는 클라이언트 기업의 조바심과 매칭 되어 좀 더 알려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기업의 요구에 맞춰진 디자인 싱킹 어프로치에서 고객 공감 활동을 줄이거나 낮은 수준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거시적인 관점으로 보면 기업들에게 기존의 고객의 불만을 줄이는 개선 활동과 유사해 보이게 하고, 디자인 싱킹이 트렌디하거나, 별거 없다는 인식을 만들어 주게 합니다.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디자인 싱킹은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공감)를 바탕으로 숨겨진 혹은 미쳐 개발되지 못한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혁신의 방향과 모습을 정하는 사유법'입니다. 이는 제가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내린 디자인 싱킹에 대한 정의인데요. 이 정의의 핵심은 디자인 싱킹의 코어는 고객 공감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고객 니즈와 통찰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과 기관들의 혁신 조급증은 디자인싱킹 어프로치의 고객 공감과 창의의 불균형을 요구하는데요. 저는 아래와 같이 그 이유와 대안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모든 산업에서 혁신의 키워드로 부상되면서 디자인 싱킹은 에자일과 더불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두 가지 접근법이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본질은 기존의 기업 혁신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 혁신의 성공 여부는 첫째, 고객들이 만족하는가, 둘째,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으로 달성되었는가일 것입니다. 이 정도의 혁신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기업 입장에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디자인 싱킹과 에자일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션에서 주목받는 이유를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포스팅한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디자인 싱킹의 전 과정은 고객 공감에 대한 부분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만드는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그리고 각 부분에 대한 비중도 거의 동일하거나 오히려 고객 공감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혁신의 성공 지표가 고객의 만족에 있기 때입니다. 고객이 만족도가 높을수록 혁신은 성공적이죠. 또한 이는 기업의 금전적인 이익으로 쉽게 치환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디자인 싱킹은 기존의 방법들과는 달리 공급자의 가설에서 출발하지 않고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발견 혹은 발전시키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이후 고객의 만족도를 담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을 달성하려고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적용해야 어프로치인 것이죠.


국가 간 혹은 경쟁자가 사업 방식과 기술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서 기업이 갖게 된 경쟁의 패러다임은 속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쟁자보다 빨리 개발해서 빨리 시장 검증을 받는 것이 혁신의 과정으로 당연시되어 왔었습니다. 따라서 '빠른 속도'를 내세우는 에자일이 기업에는 매우 매력적인 접근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물론 에자일 적용의 포괄성에 있어서는 고민해봐야 할 여지가 있습니다만, 적어도 '경쟁에서 뒤떨어질까 고민하는 기업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혁신에 있어서 속도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인식되어 있죠.


그런데, 저는 이러한 기업들의 '경쟁에서 뒤떨어질까 하는 불안감'의 해소 방법 또한 디자인 싱킹의 고객 공감을 통한 니즈 발굴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고객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도 경쟁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고객의 니즈 유형과의 관계로 설명하면 <표 1>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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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니즈는 크게 1. 고객이 말 혹은 행위로 표현하는 니즈(Explicit and Tacit)와 2. 숨겨져 있거나 발전시켜야 하는 니즈(Latent)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이 말 혹은 행위로 표현하는 니즈는 기존의 조사 방법(인터뷰 혹은 관찰 등)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는 경쟁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니즈이고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개선활동(Improvement)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활동에서는 당연히 경쟁자보다 빨라야 하겠죠. 또 다른 고객의 니즈는 고객이 표현하지 못하는 - 경험이 없기 때문에 - 숨겨져 있거나, 개발이 필요한 니즈입니다. 이는 기존의 고객 조사 방법만으로는 발굴되지 않습니다.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발굴해서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다는 면에서 혁신활동(Innovation)에 적합한 니즈이기도 하죠. Latent 니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고객의 말과 행동을 다양한 각도로 깊게 분석해야 도출 가능한 니즈인데요. 분석 전에 있어야 하는 것이 고객에 빙의할 수준까지의 고객 공감 활동입니다. 다시 말해서, Latent 니즈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도출된 혁신의 결과물은 이미 경쟁사가 따라 할 수 없는 장벽도 같이 제시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기업이 혁신 속도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고객 니즈를 깊게 그리고 정확히 이해하려는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진정으로 목표하는 혁신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빠르지만 경쟁사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개선(Improvment)과 더디지만 경쟁 장벽이 높고 고객이 크게 만족하는 혁신(Innovation)중 기업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기업의 목표가 과연 무엇인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이에 맞는 방법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디자인 싱킹을 설파하는 쪽에서도 기업 고객사의 요구에 무조건 맞춰주기보다는 고객 공감 과정의 당위성을 잘 설득하고 원칙을 만들어 기존의 방법을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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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자동으로 구두를 닦아주는 기계입니다. 구두를 신은 채로 발을 기계 안에 넣으면 기계가 솔질을 해서 구두를 닦아주는 방식이네요. 구두를 닦는 불편함을 해결해 준 단순한 기계입니다만, 고객들은 이 기계에 얼마나 가치를 느낄까요? 이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니즈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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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도심에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 보관소입니다. 언뜻 보면 바이커들이 안심하고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시설로 보이는데요. 자세히 보면 거치되어 있는 자전거는 낡은 것들이 많고 주차도 많이 되어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자전거를 거치하는 것이 불편해요.", "안심하고 자전거를 주차하고 싶어요." 같은 표현된 니즈를 해결해주는 개선 제품으로 보입니다. 좀 더 분석해 본다면 어떤 잠재 니즈를 도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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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거리에서 발견한 동네 안내 표지판입니다. 같은 동네에 같은 장소에 서로 다른 3개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아날로그 타입, 디스플레이 타입, 인터렉티브 타입의 유형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표지판이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핵심은 동네 안 내겠지요. 추정컨대 동네 안내 표지판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하다 보니 개선된 3가지 유형의 표지판이 생겨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이 표지판들에 만족하였을까요? 사람들의 니즈를 좀 더 깊게 분석해보면 어떤 진짜 니즈가 나올까요? 또 솔루션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기업 관점에서 '속도'가 아닌 '깊이'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혁신입니다.


++뿌리가 약한 나무는 넘어지기 쉬운 법입니다. 고객 공감 활동의 원칙을 지키는 디자인 싱킹 어프로치의 발전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