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결과물에 디자이너나 기획자의 의도를 담지 말고 고객이 표현 못하는 가치를 담으세요.
디자인 싱킹에 대한 흔한 오해 중의 하나는 디자인 싱킹이 뭔가 재미없고 멋없는 이노베이션의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개선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디자인 싱킹을 통해 도출되는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그건 디자인 싱킹이 전달하는 가치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죠. 디자인 싱커는 전통적인 의미의 그림 그리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파악된 고객의 니즈를 더 나은 방법으로 해결해 주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고 설계하는 일을 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디자인 싱킹에서 말하는 디자인의 의미는 그림 그리는 작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니즈에 대한 깊은 이해, 즉 공감에서 출발해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설루션을 구상하는 일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문제 해결 방식이 고객을 들여다보고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그들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내는 일이고 이와 디자인 싱킹이 유사하기 때문에 디자인 싱킹이라 불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과 디자인 싱킹의 일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는데요. 그 차이는 고객 연구에 대한 깊이와 이의 활용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에서 고객은 영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고객의 여러 가지 불편한 사항들 가운데서 디자이너는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완성합니다. 반면, 디자인 싱킹의 일하는 방식에서는 고객의 여러 가지 니즈를 도출하고 가장 고통이 큰 니즈부터 작은 니즈까지를 고객의 관점에서 해결해주는 설루션을 만들어 냅니다. 즉,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이 창작자에게 있는가 아니면 수혜자에게 있는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죠.
디자인 싱킹이 화두가 되면서 눈에 뜨이는 현상은 모든 이노베이션에 디자인 싱킹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려고 하는 것인데요. 간단한 고객 조사를 진행하고 눈에 보이거나 들은 이야기에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의도를 더해서 무언가 디자인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거치면 스스로 "디자인 싱킹을 통했다던", 혹은"서비스 디자인의 방법을 적용했다"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자신들의 창작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었는지를 주장합니다. 그러나 고객 조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가지고 있는 표현 못하는 페인과 니즈에 대해서까지 충분히 공감을 이루지 못하거나 도출해 내지 못한 상태로 만들어지는 고객 설루션은 디자인 싱킹의 결과물로 보기 어렵습니다. 충분한 고객 공감을 이루지 못한 상태로 만들어지는 설루션들은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여전히 기존의 방법들이 그래 왔듯이, 열띤 홍보를 해서 고객들을 계몽하려고 하죠. "이 얼마나 멋진 설루션인가!" 하고 말이죠.
특히 , 공공 디자인의 경우 이용자의 진짜 니즈 보다 기획자의 공익에 대한 의지가 담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기획자가 의도가 있는 만큼 고객 조사를 진행해도 그 의도가 담기고 설루션에서도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공공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의 절충점을 잘 찾아야 합니다. 공감이란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의미가 더 어울릴 텐데요. 사람들에게 공익을 이야기하면 모두 그래야 한다고는 알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끄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공익은 늘 사익과 충돌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공공 디자인을 할 때는 고객들, 즉 이용자 여러 계층의 이익 상충 관계를 잘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사용자 모두의 가치를 증진시켜주는 결과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디자인 싱킹의 일하는 법을 따라 작업을 하더라도 디자이너나 기획자의 의도가 실리고, 이에 따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이는 여전히 기존의 이노베이션 방법과 다르지 않고, 또 여전히 사람들에게 의도와 가치를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의 니즈를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키 설루션이 디자인되었다면 고객이 먼저 찾아주고 감동하는 디자인 싱킹의 이노베이션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사진#1. 이화동 벽화 마을의 풍경입니다. 서울의 낙후된 지역에 다양한 벽화를 그려 넣어서 사람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취지의 디자인 활동 결과물인데요. 이 디자인은 누구를 위한 디자인일까요? 이화동 마을의 사용자는 마을의 주민일까요? 아니면 어쩌다 이 마을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일까요? 방문객들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좋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원래 사용자인 주민들은 기존의 삶 대비 어떤 가치가 증진되었을까요? 경제적 가치는 과연 눈에 띄게 커졌을까요?
사진#2. 한 쇼핑몰에 팝업으로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 홍보 전시장입니다. 사람들에게 자동차를 실제 눈으로 보게 하고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기획자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요? 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는 어떤 것일까요?
사진#3. 한국의 택시 뒷좌석 문에 설치되어 있는 거울입니다. 이 거울은 택시 뒷좌석의 승객이 승하차시 뒤에 차나 오토바이가 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거울은 택시 회사에서 달아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택시 기사뿐만 아니라 고객의 잠재적 페인과 니즈를 잘 해결해 주는 작지만 큰 설루션으로 보입니다. 이 거울을 자동차 회사에서 차 제작 시 만들어 주면 어떨까요? 꼭 이런 디자인은 아니더라도 더 나은 방법으로 자동차 이용고객들을 감동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진짜 좋은 제품과 서비스는 굳이 알리지 않아도 고객이 알아보고 스스로 소문까지 내줍니다.
++고객이 이용하기 주저하는 디자인이 아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디자인을 하세요.
+++디자인 싱커의 크리에티브는 고객의 진짜 니즈에서 나오고, 디자인 싱커는 고객을 이끄는 역할이 아닌 가장 잘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