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은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 일

by Kevin Seo 서승교

디자인 사고의 과정은 고객의 니즈와 페인을 깊게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의 활동으로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공감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고객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입니다.


흔히, 일반적인 제품 및 서비스 개선 활동은 현재 상황에서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불편점을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데 무게 중심이 실려있습니다. 따라서 고객은 만족할 수는 있으나 감동하는 일은 드물게 되는 것이죠.


스마트폰 업계에서 요즘 가장 핫한 화두는 현재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스마트폰의 출시로 보이는데요. 한국의 삼성전자는 접히는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였고, 중국의 화웨이는 펼쳐지는 방식의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선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 시장을 평정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될 수 있는데요. 이는 결국 고객이 어떤 제품을 수용, 즉 구매할 것인가의 질문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1. 삼성 폴더블 폰 출처 itworld) (사진 2. 화웨이 폴더블 폰 출처 the daily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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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를 추정하기 위한 디자인 사고의 통찰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고체의 평면으로 인식되던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접힌다는 것은 그야말로 센세이션 한 일입니다. 너무 신기하고 탄성을 자아내는 기술과 디자인임에는 틀림이 없죠. 그 디스플레이가 안으로 접히느냐 밖으로 펼쳐지느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접히는 자체가 고객들의 탄성을 만들어 내는 일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 탄성을 자아내는 신기함은 그 수명이 매우 짧습니다. 어쩌면 몇 초 안에 또 어쩌면 1초도 안 되는 찰나에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처음에는 와우 하고 그 이후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탄성이 줄어드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저는 그 이유를 고객이 느끼는 신기함이 기대할 수 있는 가치로 바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즉, '신기하기는 한데 내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까?'에 대한 답을 즉각 해서 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폴더블 폰을 예로 들면, '와우 신기하다 화면이 접히다니... 그런데 왜 접혀야 하지?'와 같은 심리가 고객들의 머릿속에서 작동한다는 것이죠. 모바일 os가 탑재된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 등은 화면 크기에 대한 사용자 불편을 이미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있고, 사람들은 이미 복수의 기기를 보유하기를 선호합니다. 접히는 스마트폰이 주는 가치를 굳이 생각해 보자면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되는 휴대 편의성 정도가 되겠네요. 물론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의 무게는 보통의 스마트폰보다 무겁습니다만. 아직 제품을 직접 본 것은 아닙니다만, 시연 영상에서도 왜 스마트폰이 접혀야 혹은 펼쳐져야 하는 가에 대한 이유는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보면서 저는 1980년대 Video 테이프 형식 경쟁이 떠올랐습니다. 소니의 베타 방식과 빅터의 VHS 방식 간의 표준 경쟁이었는데요. 영상 녹화와 재생의 품질면에서 소니의 베타 테이프가 더 좋았으나 장시간 녹화가 가능하고 미국의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선택한 VHS 방식이 결국 표준으로 선정된 사례이죠(사진 3. 출처 네이버 카페)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니는 미국의 영화사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소니는 독자적으로 하드웨어의 우수함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저장 장치를 만들었습니다만 글로벌 표준으로 선정된 제품은 없고 현재의 소니는 예전과는 그 위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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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 한국의 엘지 전자는 롤러블 TV를 선보였습니다.(사진 4. 롤러블 TV 출처 LG 전자) 역시 이때도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찬사를 보냈지요. 폴더블 스마트폰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사람이 이 제품을 보고 바로 그들의 생활에 적용했을 때의 가치를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와우 저 돌돌 말리는 TV가 있으면 집의 공간 활용이 좋아지겠구나! 아이들이 TV 보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겠구나!"처럼 말이죠. 왜 말려야 하는 가에 대한 답을 고객들은 그들의 생활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실제 제품의 가격의 최신 동일 크기의 최고급 TV의 몇 배가 넘었지만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습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과 대비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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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스마트폰과 롤러블 TV 모두 최신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음에도 결국 어떤 제품이 신기함을 넘어서 고객이 기대하는 혹은 기대하지 못했던 가치를 제공했는가가 중요한 성공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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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경험을 통해서 정리해본 제품의 디자인, 기술의 조합과 고객 수용과의 관계는 (사진 5)와 같습니다. 제품이 제공하는 기술과 디자인 조합의 크기가 고객의 만족도의 임계점에 도달하면 고객은 구매 결정을 하게 되는데, 기술과 디자인의 조합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완전히 새롭게 출시된 제품은 주로 기술의 가치 크기가 디자인의 가치 크기보다 크고 세대가 거듭될수록 디자인이 주는 가치의 크기가 기술보다 점점 더 커지게 되는 양상을 나타냅니다. (디자인은 점점 세련되고 다양해지고, 기술은 점점 복합적이고 표준이 됨.)그리고, 이 조합비의 합은 세대가 달라져도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화과정에서 고객이 기대하지 못했던 가치를 제공해주는 제품이 나타나게 되면 그것이 기술에 의한 것이든 디자인에 의한 것이든 사람들의 기존 임계점은 추가된 가치만큼 상승하게 되는데, 이렇게 임계치를 올리는 제품이 이노베이션 제품입니다. 고객의 구입 임계치를 올린다는 의미는 고객이 기존의 제품 선택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이 관점에서 본다면,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현은 기존 스마트폰이 주는 가치 제공이 한계점에 다 달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롤러블 TV은 이를 넘어서 새로운 혁신을 이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디자인 사고에 의한 창의가 이노베이션이 되기 위 헤서는 신기함이 아닌 고객의 생활에서 새롭게 부가되는 가치를 만드는 활동을 해야 하고 이 가치에 의해 디자인도 기술도 튜닝되어야 합니다. 혁신의 대상은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 생활에서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신기하기만 하면 그것은 구경거리가 되고 가치가 느껴지면 그것은 소유물이 됩니다.


++어떤 그릇이냐가 아니고 무엇이 담기는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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