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싱킹 워크샵 한 번 합시다."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가 다 조금씩 다른 것 같더라고요."
"디자인 싱킹 일주일이면 되지 않나요?"
"디자인 싱킹 하는데 왜 사용자 조사가 필요해요?"
"그런데 가설이 뭐예요?"
"우리 직원들에게도 디자인 싱킹 방법을 가르쳐야겠어요."
"디자인 싱킹은 디자이너 중심으로 하면 되죠. 우리는 상관없는 일을 하는 부서라..."
"디자인 싱킹은 계량화할 수 없으니 신뢰도가 낮아요."
"디자인 결과물은 언제 나와요?"
"디자인 싱킹은 B2C산업에는 어울리는데 B2B 산업에는 잘 안 어울리는 거 아니에요?"
이상의 코멘트들은 디자인 싱킹을 실제로 적용하려고 할 때, 많이 듣는 이야기들입니다. 디자인 싱킹을 공감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와 사상으로 정의하는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코멘트들은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아마도 디자인 싱킹의 사상이 기업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디자인 싱킹의 의미와 가치를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러한 코멘트들을 바탕으로, 디자인 싱킹을 받아들이는 기업들 관점에서 아마도 다음과 같은 해석 혹은 태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디자인 싱킹은 재미있는 워크샵이다."
사실 사상을 말로 정의해서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설혹, 각종 미사여구와 고상한 표현으로 정의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는 어렵죠. 이건 디자인 싱킹뿐만이 아니라 많은 고유 명사의 정의가 비슷한 성격을 갖습니다. 디자인 싱킹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 디자인 싱킹 과정을 체험하는 워크샵을 해보는 것인데요. 디자인 싱킹의 정의를 글로 읽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해서 익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죠. 이것은 머리로만 이해해야 하는 다른 이론적 사고들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워크샵을 통해 학습만이 아닌 체득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디자인 싱킹 워크샵을 경험한 사람들은 역시 하나의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얼마나 파워풀한지는 깨닫게 됩니다. 게다가 워크샵을 넘어서 실제 문제를 가지고 진행되는 디자인 싱킹 프로젝트를 경험한 사람들은 디자인 싱킹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가 되죠. 디자인 싱킹을 워크샵으로 이해하는 이유는 어쩌면 디자인 싱킹의 과정이 기존의 일하는 방식과는 달리 팀웍이 대부분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맡은 일을 분업화의 논리에 따라 수행하던 방식에서 모든 사람들이 팀을 이뤄 일하는 것은 일하는 방식이 아마도 워크샵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싱킹 워크샵을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텐시브하게 이뤄지는 워크샵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로 합니다. 게다가 이 에너지는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죠. 따라서 디자인 싱킹 워크샵을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들은 참석자들의 에너지 레벨이 낮아지지 않도록 매우 많은 노력들을 하는데 그 방향은 재미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노력 때문에 디자인 싱킹 워크샵을 경험한 사람들은 재미라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워크샵으로 설명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싱킹은 워크샵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재미만 있는 과정도 아닙니다.
2. "디자인 싱킹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방법론이다."
디자인 싱킹의 단계 가운데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 단계는 창의력에 도움에 되는 공간에서 다양한 자극물과 보조재를 가지고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아이디어들이 도출되죠.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의 결과물에만 초점을 갖고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면 디자인 싱킹은 또 하나의 아이디어 내는 방법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냥 개중의 하나인 것뿐이죠. 그리고 그동안의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이 그래 왔듯이 결과가 비슷하더라도 새롭게 일하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차별적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다른 모든 기업이 같은 방법을 도입할 때까지는 말이죠.
3. "디자인 싱킹은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이 역시도 디자인 싱킹 워크샵을 디자인 싱킹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갖기 쉬운 생각입니다. 디자인 싱킹을 교육으로 진행하는 경우 디자인 싱킹을 2일 내외의 짧은 워크 과정으로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짧은 기간에 이뤄지는 교육이다 보니 모든 세부적 과정은 생략되고 맛보기로만 진행됩니다. 제대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죠. 실제 디자인 싱킹을 적용한 프로젝트는 10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로 합니다.
4. "디자인 싱킹은 하나의 유행하는 문제풀이 방식이다."
디자인 싱킹이라는 용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0년이 채 못됩니다. 아직도 많은 분야에 그 의미와 가치가 전달되는 중이죠. 그렇다 보니 다른 많은 혁신의 방법들이 그러했듯이 가장 핫하고 유행하는 문제 풀이 방식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 싱킹은 이름이 트렌디하게 들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고객 중심의 문제풀이 사상이라는 점에서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비즈니스 문제 풀이의 논리적인 흐름인데 용어가 다르고 좀 더 감성적인 툴을 이용한다는 면만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 싱킹은 일시적인 유행이라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방식이고, 붐이 일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베이직한 사상과 방법입니다.
5. "디자인 싱킹은 디자인 결과물(제품, 서비스, 사업)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이다."
이는 혁신을 잘 팔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협의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과 같은 이해법입니다. 디자인 싱킹의 결과물이 기존과 다른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 사업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디자인 싱킹은 혁신 DNA를 가진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창의적이고 고객 분석에 적합한 환경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수행할 때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디자인 싱킹의 성과는 당기 연도에 바로 나타나기가 어려운데요. 이는 디자인 싱킹의 결과물은 새싹과 같으며 이를 기업의 건강한 작물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직간접적, 그리고 환경적인 노력들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측면은 혁신과도 유사합니다.
6."디자인 싱킹은 디자이너의 사고법이고, 디자이너들만이 할 수 있다."
아트웍 위주의 협의의 디자인 개념에서 나온 인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디자인 싱킹은 설계하고 구상하는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 정의와 프로세스를 갖습니다. 따라서 아트웍을 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구상할 능력이 있다면 디자이너가 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능하겠죠?- 따라서 여러분들도 할 수 있는 일이죠.
7."디자인 싱킹은 B2C에 적합한 혁신 방법이다."
디자인 싱킹은 기본적으로 고객 공감에 기반해서 혁신의 단서를 찾고 이를 부가가치로 만들어 내는 일을 합니다. 고객은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도 있으며 B2B의 경우 고객사의 고객, 즉 Customer가 존재하죠. 내부 고객을 위한 부가가치 창출은 생산성 등이 될 수 있고, 클라이언트의 고객들을 위한 부가가치라면 클라이언트의 전략방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디자인 싱킹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만 B2B 산업에도 적용할 여지는 있습니다.
8."디자인 싱킹은 신뢰성과 대표성이 떨어진다."
주로 계량적인 숫자에 대한 신뢰를 갖는 습관에서 오는 편견으로 생각됩니다. 양적 데이터에 의한 분석은 과거의 패턴을 읽는 대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해 내는 일은 장담할 수 없죠. 숫자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여기엔 연구자의 예측과 오차율을 갖습니다. 디자인 싱킹의 고객 어프로치가 정성적이고 소수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혁신이란 불확실한 미래의 성과 달성을 위한 단서를 찾는 방법으로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숫자는 조작이 가능하지만 사용자의 반응은 조작이 쉽지 않죠.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디자인 싱킹을 아이디어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도, 재미있는 워크샵도, 유행하는 문제풀이법도, 특정 인력 및 분야에 국한된 혁신 방법도, 신뢰도 낮은 접근법도 아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 싱킹 도입의 가치를 100% 이상 얻기 위해서는 디자인 싱킹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사진#1)
저는 디자인 싱킹을 기업이나 조직 경영의 근본적인 사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디자인 싱킹의 출발은 고객에 대한 깊고 올바른 이해 즉, 공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비지니스를 하는 것은 지속적인 이윤 추구 활동을 의미하고 이윤은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죠.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활동을 영위하기가 힘들게 됩니다. 디자인 싱킹은 그 어떤 방법들보다 고객을 깊게 이해하는 접근이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어떤 기능을 막론하고 근본으로 삼아야 하는 고객 중심 사상입니다. 디자인 싱킹의 핵심을 고객과의 공감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라고 본다면 고객과의 공감은 기업의 어떤 부서에든 적용할 수 있는 사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객은 내부 고객, 외부 고객 모두를 포함하니까요.
그리고, 디자인 싱킹의 과정 중 보다 많은 시간을 고객 공감의 과정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부르짖지만 과거의 전통적인 생산 방식과 당기 이윤 달성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빠른 실행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고객 공감을 위한 과정을 축소하거나 생략하기를 원하죠. 이에 부응하여 많은 컨설턴시나 에이전시들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고객 공감 과정을 생략하거나 혹은 편법의 툴들을 만들어 내어서 대체하곤 합니다. 고객이 제기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산자들 관점에서 문제처럼 보이는 것들(대개의 경우 자기들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제 정의가 됩니다..) 즉 가설을 만들고 확증편향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죠. 이러한 변칙적 디자인 싱킹의 적용은 디자인 싱킹에 대한 평가절하를 만들어 냅니다. "별거 아니네"라고 말이죠. 디자인 싱킹의 효과를 100% 이상 얻고 싶다면 고객 공감의 단계를 결코 거르지 마시고 충분히 시간 투자를 할 것을 권합니다. 공감이야 말로 디자인 싱킹을 차별적이고 성공 확률 높은 어프로치로 만드는 핵심입니다.
정리하면, 디자인 싱킹은 혁신을 위한 방법(신제품, 신규 서비스 및 사업 개발)으로 기업에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방법론을 넘어선 기업이나 조직 운영의 근본적 사상의 의미가 더욱 크며, 디자인 싱킹의 최종 결과물은 고객에게 잘 팔리는 제품과 서비스라는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려는 고객 중심의 혁신문화를 기업이나 조직 전체에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 디자인 싱킹은 방법론이 아니라 사상이기 때문에 이용하는 툴들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설사 경쟁사가 디자인 싱킹을 도입했다고 하더라도 고객 이해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경쟁력을 가진 혁신(제품, 서비스, 사업)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