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디자인은 개별 고객의 서비스 이용 여행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제품 디자인과 서비스 디자인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디자인의 대상이 하나는 유형의 제품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형의 서비스라는 기본적인 구분 이외에 어떤 점들을 좀 더 고려해봐야 할까요? 디자인의 행위가 아닌 디자인의 결과물의 효익이라는 관점에서 구분해 보면 이 둘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제품 디자인은 고객의 감탄을 목표로 디자인을 합니다. 소위 말해서 '와우'를 디자인하는 일이죠. 고객들은 제품을 자신들의 생활에 도입하기 이전에 '와우'에 반하게 되고 자신들이 사용할지 안 할지도 분명치 않은 기능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돈을 지불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겠지만, 대부분의 와우 기능은 구매 이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반면에 서비스 디자인은 고객이 사용하는 시간의 가치를 디자인합니다. 제품과 달리 서비스의 이용은 시간의 흐름을 수반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합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제품의 경우처럼 구매하기도 전에 특정 서비스에 감탄할 수 없습니다. 서비스의 이용이 끝나고 난 후에 그 서비스의 품질이나 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죠. 즉, 감탄 혹은 감동은 사후적인 것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제품 디자인은 선불제이고 서비스 디자인은 후불제와 같은 방식의 가치 제공입니다. 이러한 구분도 요즘에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품과 서비스의 분리가 점점 모호해지기 때문이죠. 인터넷이나 플랫폼 기업에서는 그들이 만들어 내는 앱을 제품이라고 부릅니다. 만질 수도 체험할 수도 없기 때문에 무형이지만 앱이라고 하는 시각적인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이를 제품이라 부를 수 있죠. 동시에 이 앱들은 고객들에게 일련의 단계를 거쳐 고객에게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IT 기업에서는 Product Designer들을 뽑고 있고, 서비스의 틀은 유지한 채 앱 자체의 UI적 특성들의 변화를 주는데 디자이너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서비스가 제품의 요소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품 디자인이 고객과 만나는 포인트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 전 체험하는 순간입니다. 물론 구매를 위해 상점에 들린 경우도 포함이 되죠. 고객은 제품을 이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매번 새로운 기술과 기능의 적용에 감탄하고 구매 욕구를 끌어올립니다. 이 시간은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가장 짧은 순간이기도 하죠. 물론 제품 구매 이후에도 기업들은 서비스, 주로 A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기업에도 고객에게 좋은 일입니다. 반면에 서비스 디자인이 고객과 만나는 포인트는 고객이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순간입니다. 만일 서비스 이용이 1회에 그친다면 매우 짧은 순간이 되겠지만,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은 재이용을 하게 될 것이므로 그 시간은 제품에 비해 훨씬 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 디자인과 달리 고객들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의 '와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또 매번 달라지는 것을 좋아하는 것만도 아닙니다. 익숙한 서비스 경험을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제품 디자인의 경우 주인공은 디자이너가 됩니다. 그들이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서 고객들이 웃고 울고 반응하게 되어 있죠. 반면에 서비스 디자인의 경우 주인공은 고객입니다. 고객이 오롯이 서비스의 처음과 끝을 경험하며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아주 냉혹합니다. 제품의 경우 한 번 구매하면 이를 취소하거나 환불하는데 금전적, 정신적 비용이 발생하지만, 서비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그것들이 매우 낮고 또 중간에도 그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냉혹하게 내립니다. 그리고 다시 이용하지 않죠.
제가 오늘 이야기한 제품과 서비스의 구분은 요즘의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포인트입니다. 먼저 자신이 디자인하고 있는 대상이, 회사에서 하고 있은 사업의 본질이, 그리고 평가의 지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에 너무 많은 제품 요소를 넣으면 고객 경험의 가치가 낮게 평가받을 수 있고, 서비스가 수반되지 않은 제품은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기계나 수공업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품과 서비스가 연계된 성격의 디자인들인 것이죠.
<사진 #1> 어느 베이커리에 있는 셀프 오븐입니다. 빵을 구매한 고객이 스스로 빵을 오븐에 데워서 먹을 수 있도록 놓여 있습니다. 점원이 데워주는 빵과 고객이 직접 데우는 빵 어떤 쪽이 더 맛있게 느껴질까요? 베이커리 카페 이용 고객의 경험에서 이 과정은 전체 만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사진 #2> 도로변 구두 수선점에 붙어 있는 게시판입니다. 자동차와 버스들의 경적 때문에 고생하는 수선점 점주의 고통이 표현되어 있네요.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한다면 어떨까요?
<사진 #3> 한 건물 앞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스마트 벤치입니다. 여러분은 이 벤치에 앉고 싶은 생각이 드시는지요? 이 디자인에서 빠진 요소는 무엇일까요? 고객, 혹은 이용자가 아닐지요?
<사진 #4> 어느 스타벅스 음료 받는 곳에 설치된 프로젝션 알림판입니다. 주문한 사람들이 음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인 듯싶은데요. 와우 포인트는 있습니다만, 이 장치로 고객들의 매장 이용 경험이 더 좋아졌을까요?
<사진 #5> 거리에 새롭게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의 모습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통신의 방식이 통화가 아닌 메신저 서비스인 시대에 공중전화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할까요? 고객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사진 #6> 팝콘과 음료를 파는 영화관 매점 앞의 모습입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준비된 음식을 구분된 함에 넣어 두면 고객들이 와서 인증하고 찾아가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러한 경험은 고객들의 전체 영화관 서비스 체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사진 #7> 건물 주차장 기둥에 설치된 비상 호출 버튼과 비상구 안내 표시등입니다. 저는 이 둘의 배치가 어떤 의미인지 잘 파악이 안 되는 데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어떻게 하라는 의미일까요?
+좋은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은 기업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줍니다.
++업의 본질을 이해해야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