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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Aug 04. 2024

디자인 싱킹, 서비스디자인?개념보다 공감이 먼저입니다.

여러분은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어떤 순서로 하시나요? 


관련 분야의 지식을 학습하고 그다음에 경험으로 완성해 가시나요? 아니면 먼저 경험해 보고 부족한 것을 지식으로 채워나가시는 편이신가요? 아마 제도권 교육으로 훈련된 많은 분들은 관심 있는 새로운 것에 관한 지식을 학습하고 난 이후에 실습과 적용을 통해 실력을 쌓아나가실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이겠죠. 물론, 이러한 생각도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아니라 학습된 것일 테고요. 지식적 이해를 선행으로 하고 경험적 학습으로 완성하는 학습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그동안의 인류 역사가 증명해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 혹은 선험자가 쓴 기록(책)을 학습하고 연습해서 짧은 시간에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것은 인류의 삶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학습법이 늘 효과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대량 생산기술과 인프라의 발달에 따라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생산자 보다 힘이 센 요즘의 시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대학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배울 목적으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죠. 이전에 누군가가 경험하고 이론화시켜 놓은 것을 학습하고 실습하기 위해서 가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학습은 대학생이 졸업할 무렵에는 더 낡은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학교나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이 기업에게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기업이 대졸자를 채용할 때 곤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죠. 변화된 세상에 맞춰 생존해야 하는 기업에게 필요한 인재는 예전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상황에 잘 대처하고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니까요. 


디자이너의 학습법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디자이너들의 경우 새로운 것을 학습한다고 하면 보통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툴(도구)을 배우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메뉴라던지, 절차라던지 하는 것들을 익히는 데 익숙합니다. 그래서인지 AI가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소위 'AI'가 들어간 디자인 교육들은 대부분은  'AI'가 적용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의 조작법과 활용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이전의 프로그램 교육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기능인으로서의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 어떤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지 물어보는데 이를 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AI 디자인 툴을 다룰 줄 아는 회사라고 해서 더 나은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제 디자인 싱킹과 서비스 디자인을 이야기해 봅시다. 여러분은 디자인 싱킹과 서비스 디자인을 구별할 줄 아시나요? 이 둘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시나요?여러분은 이 둘을 어떻게 익히셨나요? 이론을 공부하고 실습하셨나요? 이 둘에서 다뤄지는 많은 툴의 이용법을 학습하고 실습하셨나요? 이 둘을 적용해서 더 나은 디자인을 만들어 내셨나요? 기존의 방식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아니, 어떤 가치를 고객에게 추가로 전달했나요? 


저는 현업에서 디자인 싱킹과 서비스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전공한 디자이너들을 많이 봅니다. 모두가 훌륭한 디자이너 분들이죠. 모두가 이론적으로 이 둘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고, 프로세스 또한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직 "그래서 뭘 디자인했는가?"의 질문에 기존의 디자인과 차별적인 결과물을 보여준 디자이너를 별로 만나지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알고 있는 이론적 틀을 벗어난 디자이너도 만나지 못했죠. 전공자들 모두가 "다르다"라고 말하지만 그 다름 속에는 툴과 프로세스의 차이만 보일 뿐 결과물인 디자인의 차별점, 더 나아가 고객에게 주어지는 차별적이고 추가적인 가치는 잘 보이지 않더군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제가 찾은 원인은 그들이 고객과 깊게 공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디자인 싱킹과 서비스 디자인 모두 사람, 즉 고객과의 깊은 공감이 핵심인데 말이죠. 공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왕도가 있을까요? 제가 알고 있는 유일한 왕도는 고객의 생활 속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처럼 생활하고, 그들처럼 말하고 그들처럼 느끼는 일입니다. 사무실의 근사한 내 책상에 앉아서 온라인을 뒤져가며 고객과 공감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만들어 내는 디자인의 결과물이 디자인 싱킹(소위, 디자이너의 사고법)이든지 서비스디자인(소위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을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고객과의 공감이 충분하지 않다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없고, 그들의 선택도, 지속적인 사랑도 받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디자인 싱커, 서비스 디자이너가 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당장 연구실, 사무실에서 나가세요! 그리고 고객과 공감하세요. 

<사진 #1> 노인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에 관한 홍보 게시물인데요. 조금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이 노인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을 모르면 식당에서 음식도 못 시킨다니...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새로운 방식이 나올 때마다 배워야 하는 것이 옳은 방식일까요? 노인이 배우지 않고도 발전하는 세상에서 제약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도 노인이 됩니다.)

<사진 #2> 노인 복지 관련 서비스 디자인을 위해 노인 체험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모습입니다. 관절을 고정하고 시야를 좁게 만드는 장비를 착용하고 노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느껴보려 하고 있네요. 인터넷에서 얻은 자료에서 보다 훨씬 노인들과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구별하지 못해도 좋습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릅니다. 공감하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AI 가 고객을 알 수 있겠지만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감동을 줄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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