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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는 없는

<영국-런던, 빈센트 반 고흐 특별전>

by 케빈

2년 전 한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 광고에서는 107명의 작가들이 직접 , 10여 년에 걸쳐 그림을 그려 62,450점의 프레임으로 완성한 영화가 드디어 개봉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시간을 들인 영화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가 바로 '러빙 빈센트'이다.


이 영화 이전에는 빈센트에 대해서 자세히 안 것도, 엄청나게 좋아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고흐의 해바라기'와 '죽기 전 스스로 귀를 자를 정도록 반즈음 미쳤다'라는 평범한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순간, 그 어떤 그림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을 느꼈다. 그 길로 나는 빈센트 반 고흐라는 사람에 푹 빠졌고, 그렇게 고흐와 나의 '긴 인연'은 시작되었다.


고흐의 일생을 조금이라도 알거나, 러빙 빈센트를 본 사람이라면 그의 일생이 그의 그림처럼 따뜻하지 못했다는 걸 알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가깝지 못했고, 삶의 끝자락에는 정신병원에서 시간을 보냈으며, 결국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다


영화 끝자락에 , 한 대사가 나지막이 흘러나온다.


“바라볼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는 없는”

빈센트의 삶, 빈센트의 모든 것을 함축해 놓은 문장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별을 바라볼 수는 있을지라도, 결코 별을 이해할 수는 없다. 이처럼 우리는 고흐의 작품을 바라볼 수는 있을지라도, 결코 '빈센트 반 고흐' 라는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지 않을까.


빈센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했지만, 사실 한 번도 그의 작품을 내 눈을 통해 바라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와의 천번째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런던의 거리를 걷고 있을 때였다. 길 한편에 붙어있는 포스트를 봤는데 테이트 브리튼에서 빈센트 반 고흐 특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포스트를 본 순간 드디어 내가 사랑한 그를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뛸 듯이 기뻤다.




나도 이렇게 늙고싶다. 나이가 들어도 함께 아름다운것을 볼수있다는것


다음날 나는 그곳을 방문했고, 빈센트의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렇게 황홀함에 젖어 있을 때 아래의 작품을 보게 되었고,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를의 별에 빛나는 밤'

빈센트가 동생 테오와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보면, 그가 밤하늘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그가 너무나도 사랑한 밤하늘을 보고 있을때였다. 순간 차디찬 밤 하늘에서 온기가 느껴지면서, 그가 살아생전에 한 이야기가 머릿속에 스쳤다.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이 말처럼 자기는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자신의 예술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싶어 했던 빈센트. 그리고 이 염원이 그림에 깃들어, 보고 있는 이들을 어루만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이 앞에서 내가 그의 그림만큼이나 사랑하는 Don Mclean- Vincent (Starry starry night)를 들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이 작품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그저 꿈만 같았다. 내가 이 노래에서 가장 좋아하지만, 또 가장 슬프다고 느낀 부분으로 꼭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그 꿈만 같았던 순간들을 이 글에다 영원히 간직하려 한다.


"But I could've told you, Vincent, This would was never meant For one as beautiful as you"


"하지만 난 당신에게 말했어야 해요 빈센트, 이 세상은 당신같이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걸요”


2019.07.16

London, United Kingdom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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