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실베스>
시간은 2016년 겨울로 흘러간다. 가족과 한국 여행 중 우프라는 걸 알게 되었고 , 만약 내가 해보고 싶다면 아버지가 비행기표를 지원해준다 하셨다. 그렇게 우프에 대해 찾아보던 중 정말 감사하게도 나의 첫 호스트가 되어준 포르투갈의 stefan 아저씨.
이렇게 빨리 다시 이곳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누나와 여행하기 위해 마드리드에서 농장이 있는 포르투갈 남쪽 silves로 밤 버스로 넘어갔다.
가는 버스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 2년 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부터 시작해서 ‘나는 변했을까?', '16살의 나는 이렇게 될지 꿈에서라도 알았을까?'등 여러 가지 느낌이 들었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한 사람의 영향력에 대해서 깊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해 겨울 , 어머니는 동생과 함께 유럽을 갔다 오셨는데 , 유치원에서 일하시는 어머니는 유치원 친구들에게 유럽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셨다고 했다.
“ 오늘 유치원에서 유치원생들에게 엄마의 유럽여행 이야기를 해주었어. 유럽에서 사 온 동화책을 가지고 이야기하니 다들 정말 재밌어하더라고. 그 와중에 또 친구 한 명은 "저도 꼭 유럽에 가고 싶어요!"라고 하더라. 네가 포르투갈에 가서 누나가 한국에 놀러 왔고, 누나가 한국에 와서 엄마가 포르투갈로 가고, 엄마가 그렇게 포르투갈에 갔다 온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엄마 반 친구들 중 그 누군가가 꿈을 꿀 수 있는 것.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
옛날에는 갸우뚱했다. 과연 촛불 하나를 통해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라고. 하지만 지금은 믿는다. 한 사람의 변화가 (선 한쪽이든 나쁜 쪽이든)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그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했다. 이곳은 모든 게 그대로인 것 같았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아저씨가 많이 힘들어 보였는데, 그래도 이제는 여유가 느껴졌고, 여유가 있으니 사람이 더 따뜻해지신 것 같다
이번에는 비록 내 인생 최고의 오렌지 주스는 못 마셨지만 그리웠던 아저씨의 빵은 여전했다.
직접 효모를 키운 후 밀가루를 집에서 분쇄해 만든 이 빵이 어떻게 맛이 없을까. 나는 살짝 토스트 한 후에 아저씨가 직접 기르시고, 만든 바질 페스트를 바른 후 그 위에 치즈를 살짝 올리고 끝에 꿀을 살짝 뿌려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지금도 그 맛이 너무 그립다.
그리고 아저씨의 그 열정은 한국인도 못 만드는 메주도 만들고 있다. 군대 끝나고 꼭 장맛을 보러 와야 하지 않겠는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진심으로 아저씨와 함께 정말 재미난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
항상 웃으며 반겨준 Stefan, Lovisa, Ellinor, Anton, Selline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9.08.03
In Silves, Portug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