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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을 기다려 먹을 '가치' 가 있는 걸까?

<독일-베를린, 무스타파 케밥>

by 케빈

'무스타파 케밥'

가판대에서 장사한다


이곳은 베를린에 위치한 정말 유명한 케밥집이다. 리뷰를 보면 최소 1시간에서 길면 2시간까지 기다려서 먹었다는 리뷰가 가득한데, 유명세는 익히 들었지만 도대체 얼마나 유명하길래 3.8 euro (약 5000원) 케밥을 2시간을 줄 서서 먹는 건지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리뷰를 읽다 보니 재밌는 점을 발견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서 먹은 후 , 2시간을 기다려서 먹을 맛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나도 인정한다.


음식에는 그 음식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 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내가 김밥을 좋아하고, 수제비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김밥이 한 줄에 10만 원을 하고, 수제비 한 그릇 먹는데 3시간을 줄 서서 기다려 먹어야 한다면 나는 안 먹을 것이다. 아니 못 먹는다가 더 맞는 표현일듯하다.


우리 '인간' 이란 존재는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그 무언가에 대한 기대치를 올린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10만 원을 주고, 3시간을 기다려 김밥과 수제비를 먹고, 거리 음식인 ‘케밥'을 먹기 위해 투자한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보상시켜줄 만큼 맛있으려면, 얼마나 맛있어야 할까? 과연 이 맛을 표현 한수 있는 문장이나 단어가 있을지 궁금하다. 먹으면 눈물 나는 맛, 아니 그 이상이어야 할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이곳에서 도너 케밥을 2번 먹을 수 있었다. 물론 2시간을 기다려 먹지 않았다 11시 오픈 시간에 딱 맞추어 가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오픈하고 한 20분이 지나고 나서는 줄이 생긴다)


그렇게 의심 반,기대 반으로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 리뷰가 9,500개나 달렸고, 베를린 최고의 음식이라고 칭하는지를.

맛있을수밖에 없는 ‘사기적’조합


가장 중요한 빵이 한번 구워 나오기에 겉은 바삭 속은 촉촉이라는 불변의 법칙을 잘 지키고 있었고, 천천히 익혀 촉촉한 닭고기에, 신선한 야채들과 튀긴 야채들의 그 묘한 조합. 그리고 이 모든 걸 꽉 잡아주는 3 가자의 다른 소스들. 끝으로 약간의 산미로 완벽한 밸런스를 맞추는 레몬즙과 염소치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기본에 엄청나게 충실한'



신선한 야채들과 착한 가격


베를린에 가시게 된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2시간 기다려서 드시지 말고 조금 부지런히 움직여 아침에 가셔서 먹어보시길. 그래야지 또렷한 '케밥의 맛'을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2019.09.24

In Berlin,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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