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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온 지 5개월, 한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샀다.

인생의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

by 케빈
7월 11일

정말 정신없게 한국을 떠나, 어느덧 이 여행도 5개월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얼마 전 한국으로 들어가는 표를 구매했다.


여행을 시작할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참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중 가장 바뀐 게 여행기간에 대한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더 많은걸, 더 오래 보고 싶어 여행 기간을 늘리고 싶었다. 하지만 매 순간 떠돌아다니며, 그곳에 적응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 지쳐가고 있다는 게 참 많이 느껴졌고, 내게는 6개월이 진심으로 적당한 기간인 것 같다.


파리에서 인천으로


인간관계 & 앎에서 다룸으로

여행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만남과 이별의 반복인 여행에서 우린 상대방의 극히 일부의 모습만 볼뿐이다. 그렇기에 가족이나 오랜 친구처럼 '나라는 사람'을 이해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 이게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람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즉 속 터놓고 이야기를 한다는 게 참 어렵다. 그래서 요즘 인간관계의 망망대해 한가운데 표류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세상에 내로라하는 걸 정말 많이 봤고, 그것들에서 정말 많은걸 느끼고 배웠다. 그렇기에 이제는 더 많이 보고 배울 것이 아니라,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녹여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어떤 지식이 들어왔을 때 앎에서 그치면 의미가 없다. 이것들을 다룰 줄 알고, 내 삶에 적용시킬 줄 아는 것 즉 '행동으로 실천' 해야지만 진정한 의미를 발한다. 그리고 그곳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이라는 요소가 들어가야만 할 것이다.


한마디로 , 인생의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여행하면서 잘 쉬었는 것 아닌가 , 무슨 휴식이 필요하냐고 혹자들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여행을 왔지, 휴식을 취하러 온 것은 아니다. 매일 새로운 걸 보고,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매일 그곳들에서 다른 걸 느낀다는 것에서 오는 피로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제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 필요한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이 켜봤을 때, 7월 런던부터, 현재 12월 25일 밴쿠버까지 단 1의 후회도 없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다 보면서 5개월이라는 시간을 정말 치열하게 꽉꽉 채워 보냈다. 이제는 이 기나 긴 여정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할 시간이다.

내 인생 첫 스노우보드


드디어 보드탈줄안다고 얘기할수있다!

2019.12.25

In Vancouver,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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