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해리포터 스튜디오>
때는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이라는 영화가 개봉하며 , 판타지 영화의 전설의 시작을 찬란히 알렸다.
하지만 나는 이때 고작 2살이었기에 해리포터에 대한 기억을 꺼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어린이집을 다니던 7살로 가야 한다. 어머니 손잡고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디오 방에서 한 테이프를 빌렸 보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되니 벽에 걸린 그림들이 움직이고, 주인공들은 지팡이로 마법을 쓴다. 영화의 끝자락에 뱀과 싸울 때는 혹여나 주인공이 죽을까 두려워 숨죽이고 지켜봤지만, 결국에는 멋지게 뱀을 물리치며 끝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나의 기억 속 '첫' 해리포터이다.
이후 해리포터가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리고, 영화가 개봉하는 날 엄마, 아빠 손잡고 영화관에 같이 갔다. 그렇게 해리포터는 매번 설렘이라는 단어와 함께 찾아와 어릴 때의 추억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한 번은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는데, 당시 어린이집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동생이 해리포터가 무섭다고 영화 보는 중에 뛰쳐나온 게 생생하게 기억에 난다. 시간이 굽이굽이 흘러 그 어린이는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고, 나와 함께 이곳에 오게 되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런던에서 약 한 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이 스튜디오는 해리포터의 , 해리포터에 의한 , 해리포터를 위한 장소였다. 소품은 기본이고 촬영 장소들과 cg까지 A-Z까지 정말 세세하게 전시를 해놓아서, 아마 해리포터를 한 번이라도 봤던 사람들이 가면 누구나 즐길만한 장소이다.
어릴 때 '해리포터'를 보면 용, 마법, 빗자루 비행등 딱 어린아이가 좋아할 만한 요소로 가득해 매번 나에게 즐거운 상상을 듬뿍 가져다주었는데, 이날도 어김없이 나의 생각의 문을 두드렸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날은 다른 옷을 입고 찾아왔다.
어릴 때는 해리포터의 판타지적 요소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더라면 , 성인이 된 나의 눈에는 해리포터가 가진 콘텐츠 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J.k 롤링 한 명의 손에서 시작한 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총가치는 약 28조 원에 달하며, 영화로만 벌어들인 수익이 9조 1500억이라고 한다. 워낙 큰돈이라 나에게 이 수치는 돈의 가치로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이 가진 힘과 결국 한 시대를 움직이는 건 누군가의 색깔이 입혀진 사람이 아닌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다가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어떻게'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 질문의 끝에는 '선택'이라는 대답이 있었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본인'의 선택에 의해 살아가기에
우리의 삶은 매 순간 '타인'의 선택을 받으며 살아간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해리포터와 고흐를 사랑하는 이유이다. J.K롤링 이전에는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쓰지 않았고,고흐 이전에는 그 누구도 그런 식으로 색감을 표현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이들을 비슷하게 한 사람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처럼 자세하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신경 썼던 사람들은 없었기에 우리는 그들의 작품을 선택하고, 열광하였으며 그들은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다 문득 인생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는 과정과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흡사하다고 느껴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자신이 좋아하는 채색법을 찾아가며 그 두 가지를 잘 조합해 나만의 색깔과 채색법으로 '인생'이라는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것. 하지만 정말 다양한 그림을 그려봐야지만 자신이 어떤 색과 방법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도 '나'라는 도화지에 어떤 물감으로, 어떤 채색법으로 그려질지 몹시 궁금한디. 이 여행을 하며 설렘과 두려움으로 그린 수많은 그림들을 바탕으로 조금이나마 내가 어떤 물감과 채색법을 좋아하는지 알아갔으면 한다.
2019.07.15
London, United Kingd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