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대신 울고 흐른다
흐름의 이치
강가에 서면 언제나 내 안의 서늘한 기억들이 불쑥 떠오른다.
강물은 그것들을 이미 삼켜 버린 듯 흔들리고. 때로는 아픈 몸부림처럼 소용돌이친다.
그러나 그 물결은 멈추지 않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먼 길을 향해 부딪히며 흘러간다.
나는 그 흐름에 기대어 내 마음의 짐을 하나둘 풀어놓는다.
시린 기억도, 오래 묵은 상처도 강물에 띄우면 물결은 그것들을 품어 간다.
잠시 후 물속으로 잠수하는 물고기들이 내 상처를 물고 멀리 떠나는 듯하다.
강물은 이렇게 나를 대신해 울고, 대신해 흘러가며 대신해 치유한다.
나는 그 물결을 바라보며 안다.
살아간다는 것은 상처 없는 길이 아니라,
아픔을 흘려보내며 다시 걸어가는 일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