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입은 시어, 일상을 데우다”
시어는 날개옷을 입고
곽의영
마음에 불던 바람 지나갔다
폭우도 고요히 숨을 고른다
시어가 날아든 평화로
눈빛이 온통 맑아져
세상은 수채화처럼 반짝인다
시가 앉은 자리엔
참새처럼 조잘대는 아이들 소리가
보리밭처럼 예쁘고
마누라 잔소리도
들기름처럼 구수하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날개를 펴면
새벽 공기처럼 시가 터져
가시 돋친 날들을 품은 채
저 언덕 너머 먼 세상까지
나의 시어 날아 보아라.
《시작 노트》
삶에는 때때로 바람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지만. 그 뒤엔 늘 고요가 찾아옵니다.
그 고요 속에서 시어는 내게 날개옷을 입고 다가와 세상을 수채화처럼 반짝이게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마누라의 잔소리 사소한 일상마저도 시어가 깃들면 다르게 들립니다.
잔소리도 들기름처럼 고소해지고, 아이들 웃음은 보리밭 바람처럼 싱그럽게 일렁입니다.
나는 시어가 그런 힘을 가진다고 믿습니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날개를 펴듯 번져 나가면 시는 새벽 공기처럼 터져 나오고 그 속에서 지난날의 가시와 아픔도 품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시어가 때로는 상처 입은 날들을 껴안으면서도 저 언덕 너머 더 먼 세상까지 날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나의 시는 그렇게 작은 날개짓으로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물들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