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잉-, 내 영혼의 자세를 교정하는 시간

통증이 찾아와야 비로소 시작되는 '바른 생활'

by 열정후니

아침 일찍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을 때였습니다.

무거운 짐도 아니었고, 그저 아주 살짝 허리를 구부렸을 뿐인데 허리 부근에서 불길한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지잉-'

그 짧은 진동과 함께 십 년 전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요추 4번과 5번, 두 번의 디스크를 앓았던 이들에게 이 감각은 단순한 통증 그 이상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몸에 품고 사는 기분, 그 묵직하고 서늘한 예고장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수술 없이 재활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가끔 이런 신호가 올 때면 여지없이 통증이 뒤따릅니다.

재채기 한 번의 복압에도, 혹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움직임 끝에도 허리는 무너집니다.


통증이 찾아와야 비로소 시작되는 '바른 생활'


통증이 시작되면 저는 비로소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됩니다.

을 때는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펴고,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 끝까지 밀착시킵니다.

무릎은 정직하게 90도를 유지하고, 발바닥 전체에 고른 압력이 가해지도록 매 순간 신경을 씁니다.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허리 신전 운동도 정성껏 수행합니다.

이른바 'FM(Field Manual)' 방식의 삶. 고통이 실존하니 살기 위해 선택한 필사적인 자세입니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어떨까요.

언제 그랬냐는 듯 저는 다시 '막' 살기 시작합니다.

의자 끝에 엉덩이만 걸친 채 비스듬히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고, 구부정한 자세로 터벅터벅 걷습니다.

아프지 않으니 과거의 고통을 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도 망각해버립니다.

통증이라는 신호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내 신앙의 각도는 몇 도인가요


오늘 허리를 부여잡고 천천히 발을 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믿음도 이 허리와 닮아있지 않을까?'


삶이 고달프고 영혼이 아플 때면 저는 간절히 하나님을 찾습니다.

새벽을 깨워 부르짖고, 매 순간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매달립니다.

하지만 삶에 볕이 들고 평안이 찾아오면 나의 마음은 어떠했나요.

통증이 사라지자마자 구부정한 자세로 돌아가는 허리처럼, 저의 신앙 또한 편안함에 취해 하나님이라는 중심축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허리가 아프지 않은 삶을 원한다면, 통증이 없을 때도 매일 허리에 좋은 운동을 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의 무릎을 꿇으며, 회개를 통해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 고정하는 '영적 신전 운동'이 매일의 루틴이 되어야 합니다.


통증이라는 이름의 가르침


오늘 제게 찾아온 허리의 통증은 단순한 고난이 아니었습니다.

나태해진 제 영혼의 자세를 바로잡으라는, 하나님이 보내신 다정한 경고등이었습니다.

"하나님, 이 통증 속에 담긴 가르침을 잊지 않겠습니다. 아플 때만 찾는 하나님이 아니라, 평안할 때 더욱 깊이 묵상하며 내 삶의 중심에 주님을 모시고 살겠습니다. 다시금 자세를 고쳐 잡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비로소 허리를 곧게 펴고, 마음의 중심을 주님께 맞추며 오늘 하루를 다시 시작해 봅니다.


"여러분은 평안할 때 어떤 자세로 삶을 마주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