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두려움으로 다스릴 것인가

로마의 밤, 세 사람이 나눈 권력의 질문

by 열정후니


로마의 밤공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온 링컨과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는 결국 그를 만나게 되었다.


로마의 독재자, 술라.


그의 눈빛에는 오랜 전쟁과 권력의 냄새가 남아 있었다.
수많은 정적들의 이름을 명단에 올리고 제거했던 사람 특유의 냉혹함이 얼굴에 배어 있었다.
술라는 두 사람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묘한 조합이군.”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위압적이었다.
“로마의 젊은 정치가와… 낯선 차림의 사내라.”


카이사르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 사람은 먼 시대에서 온 사람입니다.”
술라는 코웃음을 쳤다.
“정치가들이 거짓말을 할 때는 항상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링컨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저는 미래에서 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한 나라의 지도자였습니다.”


술라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좋다.”
그는 돌계단 위에 천천히 앉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묻겠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판결을 내리듯 단호했다.
“나라를 다스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카이사르가 먼저 말했다.
“권력입니다.”
술라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래. 바로 그것이다.”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권력이 없으면 법도 없다.
질서도 없다.
국가도 없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술라가 낮게 덧붙였다.
“그래서 나는 로마의 적들을 제거했다.”
그 말은 설명이 아니라 선언처럼 들렸다.


링컨이 조용히 물었다.
“그것이 로마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아니면 두려움을 위한 것이었습니까?”
술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두려움?”
그는 짧게 웃었다.
“그래, 두려움이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백성이 지도자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국가는 무너진다.”
링컨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두려움은 충성을 만들지 않습니다.”
술라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
“충성?”
그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정치는 아이들의 동화가 아니다.”
그는 링컨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은 사랑하는 지도자를 배신할 수 있다.
하지만 두려운 지도자를 배신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카이사르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술라에게 말했다.
“당신은 정적들을 제거함으로써 로마를 안정시켰습니다.”
“그렇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로마는 계속 갈라졌습니다.”
술라는 잠시 말을 멈췄다.


링컨이 말했다.
“저의 나라에서도 내전이 있었습니다.”
술라가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도 적들을 제거했겠군.”
링컨은 고개를 저었다.
“전쟁이 끝난 뒤, 저는 적들을 다시 국민으로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술라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어리석군.”
그의 목소리는 냉정했다.
“패배한 자를 살려 두면 그들은 언젠가 다시 칼을 들게 된다.”


링컨은 조용히 대답했다.
“그래도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왜지?”
“나라를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술라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의 방식으로는 권력을 오래 지킬 수 없다.”


그때까지 조용히 듣고 있던 카이사르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두려움으로 유지되는 권력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술라의 시선이 카이사르에게 향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카이사르는 천천히 말했다.
“두려움은 결국 복수를 낳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밤이 조용해졌다.
횃불의 불빛만 바람에 흔들렸다.


술라는 천천히 말했다.
“정치는 이상이 아니다.
정치는 살아남는 것이다.”
링컨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다.
“하지만 두려움만으로 유지되는 권력은 결국 혼자가 됩니다.”
술라가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것인가.”
링컨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신뢰입니다.”


술라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낮게 말했다.
“사람은 믿을 수 없다.”
카이사르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사람을 믿지 않는 권력도 결국 무너집니다.”
술라는 카이사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젊은 카이사르.”
“예.”
“당신은 앞으로 로마를 움직일 사람이 될 것이다.”
그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때 기억해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권력은 사람을 믿지 못하게 만든다.”


링컨이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두려움은 지도자를 외롭게 만듭니다.”


로마의 밤하늘 위로 별들이 떠 있었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에서 왔지만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었다.


권력은 두려움으로 유지되는가.
아니면 신뢰로 살아남는가.
그 질문은 아직 누구도 완전히 답하지 못한 채
로마의 밤공기 속에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