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알게 된 사람의 침묵
로마의 밤은 이상할 만큼 고요했다.
멀리서 횃불이 흔들리고 있었고, 돌길 위로 병사들의 발걸음이 간헐적으로 울렸다.
조금 전까지 독재자 술라와 나누었던 대화의 여운이 아직 공기 속에 남아 있었다.
이제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은 둘뿐이었다.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와
미래에서 온 지도자 링컨.
카이사르가 먼저 침묵을 깼다.
“링컨.”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낮았다.
“당신은 미래에서 왔다고 했지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내 미래도 알고 있겠군요.”
링컨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카이사르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정치가는 항상 자신의 미래를 계산하며 살아갑니다.”
그는 어깨를 조금 으쓱했다.
“말해 보십시오. 나는 어떤 길을 걷게 됩니까.”
링컨은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로마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됩니다.”
카이사르는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는 나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링컨은 말을 이었다.
“당신은 사실상 로마의 모든 권력을 손에 넣게 됩니다.”
“그리고?”
카이사르는 조금 더 진지해졌다.
링컨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것이 당신을 위험하게 만듭니다.”
카이사르는 눈썹을 찌푸렸다.
“위험?”
“당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카이사르는 가볍게 웃었다.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링컨의 다음 말이 공기를 멈추게 했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당신의 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카이사르의 미소가 천천히 사라졌다.
“무슨 뜻입니까.”
링컨은 조용히 말했다.
“그들은 당신의 동료입니다.”
잠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카이사르의 눈빛이 흔들렸다.
“설마…”
그는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어떻게 죽습니까.”
링컨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말했다.
“원로원입니다.”
카이사르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원로원…?”
그의 표정이 처음으로 크게 흔들렸다.
“전쟁터도 아니고…”
링컨이 말했다.
“당신은 그곳에서 공격을 받습니다.”
카이사르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는 몇 걸음 뒤로 걸어가 돌기둥에 손을 짚었다.
“잠깐…”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내가… 원로원에서?”
잠시 후 그는 다시 물었다.
“몇 명입니까.”
“많습니다.”
“누가 시작합니까.”
링컨은 잠시 망설였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말하십시오. 나는 군인입니다.”
링컨이 조용히 말했다.
“브루투스.”
그 이름이 밤공기 속에 떨어졌다.
카이사르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브루투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짧게 웃었다.
“그럴 리 없습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말했다.
“브루투스는… 나를 존경합니다.”
그리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어쩌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링컨은 조용히 말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카이사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동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별빛이 로마 위에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다.
“흥미롭군…”
그가 중얼거렸다.
“전쟁에서 죽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칼에 죽는다니.”
잠시 후 그는 링컨을 바라보았다.
“링컨.”
“예.”
카이사르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당신은 미래를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카이사르는 미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조용히 물었다.
“당신은 자신의 미래도 알고 있습니까?”
링컨의 눈빛이 잠깐 멈췄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저도… 언젠가는 죽겠지요.”
카이사르는 그를 잠시 바라보았다.
“정치가의 죽음은 대부분 평범하지 않습니다.”
링컨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카이사르가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나였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링컨은 잠시 생각했다.
“먼저, 권력을 조금 내려놓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그러면 또 다른 방법도 있소?”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카이사르는 천천히 웃었다.
“역사는 대부분 두 번째 선택을 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는 로마의 어둠을 바라보았다.
“링컨.”
“예.”
“당신은 미래를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카이사르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로마를 알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로마는…”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약한 지도자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밤바람이 지나갔다.
멀리 원로원의 그림자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한 날이
그곳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3월의 어느 날.
아직 오지 않은
그날 아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