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브루투스의 밤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해야 하는 순간

by 열정후니


로마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도시는 잠들어 있었지만

한 사람의 마음만은 조금도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브루투스.


그는 카이사르의 집 앞 골목에 서 있었다.

몇 걸음 걸었다가 멈추고

다시 돌아섰다가 또 멈췄다.

손이 몇 번이나 문 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문을 두드리면

카이사르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이 밤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브루투스는 고개를 들어 집을 바라보았다.

창문 하나에 불빛이 켜져 있었다.

카이사르는 아직 잠들지 않은 것 같았다.


브루투스의 입에서 낮은 말이 흘러나왔다.

“당신은 늘 밤이 늦도록 일을 하셨죠.”

그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을 따르는 겁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그의 머릿속에 낮의 장면이 떠올랐다.

원로원 근처의 작은 방.

카시우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카이사르는 왕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말했다.

“로마에는 왕이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그러니 누군가가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

모든 시선이 브루투스에게 향했다.

카시우스가 조용히 말했다.

“로마 시민들은 당신을 믿습니다.”

다른 사람이 덧붙였다.

“당신의 조상은 왕을 몰아낸 사람입니다.”

마지막 말이 그의 가슴을 찔렀다.

“당신만이 카이사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브루투스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 말들이 그의 가슴 속을 계속 파고들고 있었다.

브루투스는 벽에 손을 짚었다.

숨이 조금 가빠졌다.


“왜 하필 나입니까…”


그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이었다.

그는 다시 카이사르의 집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나를 믿습니다.”

그의 눈이 잠시 감겼다.


기억이 떠올랐다.

전쟁터에서

승리한 뒤

카이사르가 그의 어깨를 잡고 말했던 순간.

“브루투스, 로마의 미래는 당신 같은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때 그는 진심으로 기뻤다.

그리고 자랑스러웠다.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이

칼처럼 가슴을 파고들고 있었다.


브루투스의 입술이 떨렸다.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잠시 침묵.

“아니…”

그는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 말이 밤공기 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 다음 말이

더 천천히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었다.

멀리 로마의 지붕 위로 별빛이 떠 있었다.

“나는 로마를 더 사랑합니다.”


그 순간 골목 끝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카시우스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미래에서 온 방문자, 링컨이 서 있었다.

카시우스가 다가왔다.

“결정을 했습니까.”


브루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시우스가 한 걸음 더 가까이 왔다.

“시간이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했다.

“내일 원로원에서 그를 막지 못하면

로마는 왕을 갖게 됩니다.”

브루투스의 눈이 흔들렸다.

“그는 왕이 되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카시우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권력은 사람을 바꿉니다.”

그때 링컨이 조용히 말했다.

“정말로 그렇습니까?”


두 사람이 동시에 그를 바라보았다.

링컨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아니면… 두려움이 사람을 그렇게 보이게 만드는 것일까요.”

카시우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우리는 폭군을 막는 것입니다.”

링컨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며 역사를 시작합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브루투스가 링컨을 바라보았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링컨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나는 친구를 죽여서 자유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브루투스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카시우스가 거칠게 말했다.

“그렇다면 로마는 왕을 갖게 될 것입니다!”

긴 침묵이 흘렀다.


브루투스는 다시 카이사르의 집을 바라보았다.

창문 속 불빛이 아직도 켜져 있었다.

아마 그는

내일 원로원에서 어떤 연설을 할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브루투스의 손이 천천히 떨렸다.

그는 낮게 말했다.

“그는 나를 믿습니다.”


카시우스가 대답했다.

“그래서 당신이 필요합니다.”

브루투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말했다.

“내일…”

그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원로원에서.”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밤공기가 더 차가워진 것 같았다.


브루투스의 주먹이 천천히 쥐어졌다.

로마의 밤은 여전히 고요했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움직이고 있었다.


내일.


원로원.


그리고

카이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