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브루투스의 칼

로마 영웅 운명 속으로 나아가다

by 열정후니


원로원 안 공기는 묘하게 무거웠다.


높은 천장 아래로 아침빛이 기둥 사이로 흘러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빛은 어딘가 차갑게 느껴졌다.


의원들은 이미 대부분 자리에 앉아 있었다.


몇몇은 서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몇몇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 손의 주인은

브루투스였다.


그는 자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손바닥 안쪽에 작은 땀이 맺혀 있었다.


‘지금이라도…’


잠깐 그런 생각이 스쳤다.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을까.’


그러나 그 순간

옆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브루투스.”


카시우스였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속삭였다.


“지금입니다.”


브루투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문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원로원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카이사르가 들어왔다.


그는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걸음이었다.


오히려 조금 더 여유로워 보였다.


몇몇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카이사르.”


“로마의 지도자.”


그는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중앙 자리로 걸어갔다.


그 순간

몇 명의 의원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첫 번째로 다가온 사람은

킴버였다.


그는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카이사르, 제 형의 추방을 풀어주십시오.”


카이사르는 잠시 그를 내려다보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청원을 하는 것은 옳지 않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원로원에는 절차가 있소.”


그러자 다른 의원들이 하나둘씩 가까이 다가왔다.


마치 청원을 돕는 것처럼 보였다.


카이사르는 잠시 눈썹을 찌푸렸다.


“이건 지나치오.”


그는 몸을 조금 뒤로 돌렸다.


그 순간이었다.


번쩍—


첫 칼이 그의 어깨를 스쳤다.


카이사르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카스카였다.


“카스카! 이게 무슨—”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칼이 그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원로원 안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칼이 번쩍이고

사람들이 숨을 삼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무도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그저 숨죽인 채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이사르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의 눈에는 분노보다

놀라움이 먼저 떠올랐다.


“너희가…?”


칼이 또 내려왔다.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비틀거리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사람이 보였다.


브루투스였다.


브루투스는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


손에 칼을 쥔 채.


카이사르의 눈이 그에게 멈췄다.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카이사르는 천천히 말했다.


“브루투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러나 원로원 안 모든 사람이

그 말을 들었다.


브루투스의 손이 떨렸다.


카이사르는 그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분노도 원망도 없었다.


오히려

어딘가 슬픈 이해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말했다.


“너마저…”


그 말이 끝나자

브루투스의 칼이 움직였다.


짧은 소리가 났다.


카이사르의 몸이 흔들렸다.


그는 몇 걸음 비틀거리다가

폼페이우스의 동상 아래로 쓰러졌다.


붉은 피가 돌바닥을 따라 퍼져 나갔다.


원로원 안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누군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카시우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로,로마는… 자유다.”


그러나 아무도 환호하지 않았다.


브루투스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카이사르의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던 사람 바로 카이사르.


“로마는 당신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울리고 있었다.


브루투스의 손에서 칼이 떨어졌다.


금속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원로원 안에 울렸다.


그 순간

문 밖에서 누군가가 뛰어 들어왔다.


링컨이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안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외쳤다.

"카이사르.."


돌바닥 위에 쓰러진 카이사르.


그 주변에 서 있는 의원들.


그리고


브루투스.


링컨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천천히 카이사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무릎을 꿇었다.


카이사르의 눈은 아직 완전히 감기지 않았다.


링컨은 아주 낮게 말했다.


“당신은…”


그는 말을 멈췄다.


잠시 후 다시 말했다.


“당신은 로마를 사랑했습니다.”


원로원 안에 침묵이 흘렀다.


링컨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의원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오늘…”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했다.


“…여러분은 로마를 더 위험한 길로 밀어 넣었습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아직 아무것도 모른 채

아침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로원 안에서


로마 분열을 통합하며

숙청보다는 화합을.

복수보다는 포용을 품었던 큰 사내.


그 누구보다 위대했던 한 영웅의 운명이

조용히 막을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