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J의 일기장

첫 번째 이야기

by 미오

이른 아침부터 서울시에 경계경보 발령이 울린 어느 날.

나는 언젠가부터 아파왔던 골반 통증의 원인을 찾고자 병원을 찾았다.

평소 관절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MRI 검사를 해보자는 말을 듣고 눈물이 살짝, 아주 살짝 고였다.

처음 해보는 검사라서 그랬나. 아니면 내 옆에 아무도 없어서 그랬나.

그래도 씩씩하게 검사를 하러 들어갔다.


"시끄러울 수 있어서 음악 틀어드릴 거예요."


직원은 나에게 이 한 마디를 건넸다.

그러고는 어디 도망을 갈 수도 없게 몸을 꽁꽁 싸맸다. 그리고 묶었다.

원래 이런 검사인 건가... 그때까지만 해도 이 생각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통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INFJ의 상상이 시작되었다.

MRI 검사를 하다가 주변에 있던 물건이 끌려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건이 생각났다.

하필 왜 이럴 때 이런 생각이 나는 걸까.


그때, 또 하나의 생각이 스쳤다.

오전에 있었던 경계경보.

아무리 오발령이었다고 해도...


혹시나 진짜 전쟁이 난다면 저 사람들이 날 풀어주기는 할까?

모든 사람이 대피를 했는데 난 이 통 속에 갇히면 어떡하지?

오히려 나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잘 된 걸까?

나를 풀어주지는 않더라도 핸드폰만 안에 넣어놓고 가줬으면 좋겠다.

아니야, 그래도 풀어는 주겠지.

근데 검사가 끝나면 자동으로 통 밖에 나가지는 건가?

아니라면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데?

.

.

.

이런 쓸데없는 오만가지 생각들을 하다 보니 검사가 끝이 났다.

언제나 그랬듯이 INFJ의 상상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그저 시간을 보내기 좋았던, 그런데 어딘가 조금 오싹했던, 혹은 일어날 수도 있었던 그런 상상이었다.





작가의 이전글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