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과 좋아요는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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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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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쓸데없는 소리가 많다는 일종의 언론 불신이다. 그 시간에 조금 더 전문성이 있거나 나를 들뜨게 만드는 책을 읽는다. 칼럼은 찾아서 읽는다. 영화도 좋다. 잘 만들어진 다큐도 아주 좋아한다. 그 성장의 시간 동안 잠시 짬이 생기면 네이버 등으로부터 눈에 보이는 헤드라인 뉴스를 짬짬이 본다.
업무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하루에 약 15개 정도의 언론사 홈페이지를 2년 동안 방문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론사별 특성이 조금씩 보였다. 그 특성이라는 것이 기사의 전문성과 콘텐츠의 차별이 아니라 정파적인 색깔이었다. 그나마 중앙일보가 <폴인>, <더 오래> 등과 같은 다양한 독자를 위한 신선한 콘텐츠가 많았는데, 독보적인 데이터 분석 조직 때문이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몇몇 진보 언론사들은 논리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작성된 기사들이 더러 있었다. 그런 기사를 읽을 때면 반갑고 기뻤다. 책을 읽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뉴스레터를 구독한 지 1년이 넘었다. <뉴닉>부터 <어피티>까지 다양한 장르의 뉴스레터를 구독 중이다. 만족도가 높다. 관심 있는 분야에 관심이 가는 콘텐츠로 아주 쉽게 다가왔다. 나는 그들이 내민 손을 놓지 않았고, 광고를 하든 후원금을 받던 이대로 유지될 수 있다면 어떤 영리 활동이든 긍정적으로 보았다. 더불어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었다.
이후 나는 대부분의 실시간 국내외 상황은 그들에게 맡겼고, 나의 업과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재밌는 건 뉴스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욱 뉴스와 가깝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작가는 뉴스의 유료화 정책에 대해서 많은 자료 조사와 국내외 전문가들과 의 인터뷰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썼다. 한국 언론은 광고 수입이 줄어들고 있고,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그 속에서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등 해외의 성공적인 유료화 정책을 한국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많았다. 뉴스 접근을 포털로 하는 문화와 차별화되지 않는 콘텐츠 등 대내외적인 문제점을 거론하며 우리 실정에 맞는 해결책을 고민했다.
그중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언론은 이제 커뮤니티를 형성해야 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 어떤 것을 읽히게 할 것인가를 분명히 하고 독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데이터를 중요시하는 IT계열의 스타트업 같은 비지스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한데 오로지 비즈니스 관점으로만 볼 것인가? 숙제다.
어쨌든 언론이 지금처럼 정치적 수단화가 되어가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뉴스는 정보다. 정보는 유용하게 쓰일 때 그 빛을 발한다. 보지 못한 것을 보여 줄 때, 보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때 유용하다. 그리고 어렵고 복잡하게 꼬인 문제를 쉽게 풀어줄 때 유용하다.
요란한 뉴스는 그저 대화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할 것이고 그들은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충실한 독자가 될 수 없다. 글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정보를 담고 구미를 당기는 형식을 갖출 때 팬덤이 생기고 시장이 형성된다.
우리에게 그런 언론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누구에게 어떤 것을 전달할 것인가를 확실히 해야 된다. 그리고 만약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면 속보가 없더라도 조금 더 침착하고 차분하게 제대로 검토된 기사를 읽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기다려지고, 습관처럼 내 시간을 소비하게 되고, 내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유용하게 작용한다면 충분이 구매를 할 것이다. 더불어 이와 같은 뉴스를 소비하는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면 더욱 만족스러울 것이다.
©️keyp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