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재밌는 드라마입니다. 평가가 호불호로 갈린다고 하지만 저는 강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를 차용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전통 게임을 한다는 정도의 유사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이 사회문제를 풀어내는 방법과 메시지, 그 깊이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저에겐 남한산성으로 익숙한 황동혁 감독은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경쟁이 중요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놀이가 극단의 경쟁 게임이 됐을 때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는 게 게임 같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책 <호모루덴스>에는 인간은 게임을 하는 것처럼 의식, 규칙을 정하며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그 게임에 목숨을 걸었을 때 가지게 되는 엄중함은 과연 우리 인생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 묻게 됩니다.
우리 인생에 목숨 걸고 한다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많은 생각이 듭니다.
돈을 위해 돈을 위한 돈에 의한 세상에서 과연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일까. 사랑, 믿음, 양보, 희생, 협력 등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목숨을 담보하는 게임에 참가한다는 의미는 바로 이 모든 인간성을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마치 경주마처럼 트랙을 돌아 일등을 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동물이 됩니다.
서울대 수석 입학 출신의 펀드매니저, 대리기사, 사기꾼, 의사, 그리고 깡패까지 온갖 사회 군상들이 경제적 실패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 동물이 되기를 선언합니다.
총 상금 456억 원이 달린 죽음의 게임에 참가하게 됩니다.
게임의 규칙상 절반 이상 게임 참가를 반대하면 게임은 진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론적으로 게임을 멈추지 않습니다. 일확천금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다는 욕망. 이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절망. 이 둘이 모여 456명의 죽음의 게임은 파국을 향해 나아갑니다.
극 중 인물 중 한 명은 돈이 너무 많으면 아무리 좋은 것을 입고 먹고 즐겨도 만족할 수가 없고, 돈이 없으면 기본적인 욕구를 채울 수 없어 사는 게 재미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있는 자들은 사람들이 돈에 목매여 죽고 사는 게임을 즐기고 없는 자들은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가합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오징어게임’까지. 너무나 익숙한 아이들의 게임이 어른들이 목숨 걸고 하는 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시나리오와 연출. 아주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sce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