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eynote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놓인 유한체들

일기입니다

by 랩기표 labkypy

01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놓인 유한체인 인간의 숙명은 불행일지도 모른다. 그 불행에 맞서 겨우 웃어보려는 투쟁이 삶일 수도 있겠다. 내가 모르는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어떤 대화가 시작될 때면 나는 그 몰랐던 것들로부터 소외당하기 십상이라, 대화 자체를 꺼려하고 있는 걸까. 다소 고요해진 주변 환경에 안식보다는 반팔 입은 늦가을 여행자처럼 초췌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낮의 햇살 속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N포 세대가 위로랍시고 가까스로 찾은 욜로 같은 나만의 안식처를 가지기 위해서 분주해진 것이 그 불안의 크기를 불어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불안과 불행은 동의어처럼 쓰이는 시대. 무상과 행복은 그 반대말로 한 데 묶여 다닌다. 읽어도 읽어도 쌓이는 책들과 그 속에서 마주치는 유려하고 깊은 문장 그리고 서사는 나를 주눅 들게 한다. 게으름 때문일까. 글쎄다. 여전히 나는 점 밖에 되지 않아 이을 곳을 찾는 수행에 전력을 다할 뿐이다.



02

거제도 벨버디어에 다녀왔다. 백신접종자 거제시민은 수영장이 무료입장이라고 하여 그 이벤트 마지막 주에 다녀오겠다는 호기였다. 만족스러웠다. 시설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아이가 급하게 사귄 2살이나 어린, 그들에게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인데, 친구 덕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막상 집에 돌아오니, 첫 만남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닌가 무색할 정도였다. 회사 사람이고, 나이가 어려서 상대하기가 어쩐지 더 어려웠으나, 그나마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에 분위기가 수그러들어 퍽 유쾌했다.


https://youtu.be/RdVMGtwkd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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