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천 원을 경영하라
“이게 정말 천 원이라고?”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진정성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다이소 박정부 회장은 말한다. 나는 이것을 블랙홀 효과라고 말한다. 세상은 어지럽다. 다양한 사람과 생각이 공존한다. 필연적으로 불안하다. 그 불안을 흡수하는 것은 리더의 진정성과 확신이다. 불안한 별들은 리더에 흡수되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반짝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리더는 확고한 철학과 믿음 그리고 추진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다이소는 아성다이소의 브랜드이다. 아성다이소의 아성은 아시아에서 제일 성공하라는 의미로 박 회장의 어머니께서 지은 이름이다. 박 회장은 이 이름을 사업 초창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어느 전구회사의 생산관리직에서 근무했다. 능력이 꽤 출중해 승진도 빨랐다. 그러나 관리하던 현장에서 파업이 발생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 이대로 가면 이도저도 안 되겠다는 생각에 45세에 창업을 했다. 그때부터 박 회장은 운명처럼 길을 나서 절박함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일본에 사는 동생과 함께 기업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가 시작이었다. 그러저럭 잘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역업을 하고 싶어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불황기에 균일가숍이 유행했다. 거기서 희망을 봤다. 일본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다가 고객사의 갑질에 회사가 휘청였다. 지금이야 전속거래를 위한 갑질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그때 당시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박 회장은 국내에 유통망을 꾸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다이소의 출발이다.
이후 다이소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성장했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이 다이소 제품으로 파티를 하거나 꿀템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자주 거론되어 더 유명해졌다.
나에게 다이소는 생활용품을 사러 가는 곳이다. 싸고 좋기 때문에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다. 그외 다른 제품들도 신박한 아이템이 많아 놀라고는 한다.
박 회장은 책에서 그 비결이 제품을 유통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리더는 목표가 생기면 방법을 찾는다. 기획, 디자인, 물류, 배치까지 아주 세심하게 챙겼다.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업체 공장장과 머리를 맞대 제품을 개발하는 장면에서는 과연 나도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담담하게 글로 적혀 있지만 그 치열함과 열정은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진정한 재능은 “끈질긴 노력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말이 되새겨졌다.
특별한 의미를 찾는 것보다 탁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탁월함이라는 것은 결국 오늘 하루를 대충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책임져야할 가족이 있고, 찬란한 미래를 꿈꾼다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할 지 분명해진다. 사업을 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녹여내 작품을 완성하는 총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책은 박 회장의 신화가 나열되어 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끈기, 사업과 삶을 대하는 태도, 고객 만족을 위한 경영 철학 등 보고 배울 점이 가득하다. 물론, 박 회장과 다이소에는 그 안에 담기지 못한 문제들과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단점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일구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부심이 아닐까.
대부분의 위인이 그러하듯 삶은 고단해보였다. 박 회장의 표현을 빌리면 그는 자전거를 탄 사람이었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고 마는 상태. 그래서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현실. 그렇게 페달을 밝고 앞으로 나아간 사람에게 워라밸과 욜로는 그야말로 삶을 갉아먹는 병리적 현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이소를 좋아한다. 누군가의 혜택은 다른 이의 희생과 노력에 따른 결과이다. 싸고 좋은 물건. 생활이 윤택해지는 ’놀라운 가치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겠다는 다짐.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본질에 집중하고 핵심을 놓치지 않을려는 노력. 간절함과 관심, 열정만 있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진정성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만들고 그 차이가 승패를 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