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유쾌한 미국 철학자의 만담이었다. 그가 꼽은 철학자 14명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어떠한 철학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삶은 여러방식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존재의 이유와 삶의 방향을 찾는다. 그렇지만 다양한 사상들이 수정되고 고쳐져서 하나의 생각으로 모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의 생각으로 개별적 존재들이 겪는 사건들에 보편타당성을 적용하기는 쉽다. 어떤 식으로든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지식과 경험이 적은 사람들이 하나의 생각, 하나의 철학, 하나의 관점을 넘어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에 틀에 갇힌 사람들은 두려움이 많다. 두려움을 깨는 것은 보통의 힘으로 부족하다. 힘은 기를 수 있고, 적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 책이 주고자 하는 교훈일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 우리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직장으로 사업장으로 가야만 하는 것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다. 또 그 안에서 열심히 혹은 건성으로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현대사회는 철학을 그 이유를 밝히고 대안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일을 하는 존재, 꿈을 찾아 도전하는 존재, 허무를 숙명적으로 안고 사는 존재인 우리는 각자 입장에서 어울릴 법한 철학(또는 종교)를 가져와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시간이 흘러 고착되면 다양성을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어진다. 자신의 생각이 부정되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거나 삶이 엉망진창이라며 자조할 수도 있다. 다시, 어떤한 철학도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없다. 우리의 자유는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다. 답이 없다는 생각에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기 위한 과정을 즐기는 법이 내가 찾은 자유의 의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는 다시 나라는 존재안에 갖힐 것이기 때문에 절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저자는 여행을 한다. 특히 기차를 타는 것을 좋아한다. 글도 기차에서 쓴다. 그동안 그가 공부하며 만났던 철학자들 소크라테스, 니체, 쇼펜하우어, 베유, 에픽테도스 등의 자취를 찾아나서고 여행에서 마주한 생각들을 각각의 철학자 입장에서 재해석한다. 그 깨달음을 딸에게 전달하고 13살 딸은 유쾌하게 틀을 깨는 답변을 한다. 둘의 대화는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린 생각을 뱉어 내고 그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돌아오는 메아리에 귀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그 대화를 웃으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좋았다.
짧은 챕터에 난해한 철학자의 생각을 모두 담을 수 없어 다소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흥미로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다.
“세계는 우리가 만들어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