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ypyo Jul 03. 2023

창조적 시선

오랜만에 김정운 교수 신간이 나왔다. 홍보차 삼프로TV에 등장했다. 나와서 책 설명을 했다. 그의 특유의 몸짓과 말투가 아주 흥겨웠다. 창의성(Creativity)란 단어가 쓰인지 100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창작이라는 활동은 인류 역사와 궤를 함께 하는데, 그 기반인 창의성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는 것은 의아하다. 그렇다면 어떤 말이 쓰인 것일까? 재능? 소질? 그런 것들로 창작 활동을 설명했을까. 그러니깐 그것은 천부적인 어떤 것이라고 여겨질 뿐이었을까. 일부 소수가 부여받은 신의 선물(Gift)라고 생각했을까?



창작은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상용화될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김정운 교수는 창작물의 예로 아이폰을 설명하면서 그 창조성의 원천을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 찾고 있다. 바우하우스는 디터 람스 덕분에 친숙하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추상화를 그렸던 칸딘스키가 학교 선생이었다는 것은 몰랐던 만큼 바우하우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바우하우스는 인간은 생각, 즉 상상을 문장(언어)으로 하지 않고 회화적으로 한다고 했다. 그 흘러가는 상상의 그림을 구체화하는 것이 창조성의 출발이라고 했다.



그래서 바우하우스는 곧 미학적 능력을 창조성이라고 봤을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설명하기 힘든 감각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찾고 그 능력을 키우는 것이 창조성 개발의 시작이라고 생각한 듯 하다.



그리고 고전 철학자의 생각을 넘어서려고 했던 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사실을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의문을 제시하는 것이 창조성의 출발이다.



더불어, 김정운 교수가 했던 말이 뇌리에 깔린다.



돈은 취향을 충족하기 위해서 버는 것이다. 왜 살아요? 본인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버는 거예요. 취향이 없으니깐 남들이 하는 명품 둘러메고 자신을 드러낼려고 하는 거예요. 남들이 알아봐주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삶이예요.



대략 이런 내용인데, 어쩌면 김정운 교수의 말에서 창조성의 중요한 맥락을 읽을 수도 있다. 그것은 바로 창조성이란 나를 타인과 구분짓고, 비교대상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원하는 것, 많은 경험과 깊은 사유를 통해 감각적으로 느낀 것을 실현해보려고 노력하는 형태인 것이다. 이러한 태도가 어느 순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때 삶은 하나의 특이점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 특이점들의 연결이 창작 활동이다. 또한, 그것을 통해 분명 타인이 추정불가능한 만족과 기쁨이 찾아올 것이라고 나는 믿고 그렇게 행하려 노력한다.


https://youtu.be/fYPDjVBgWsk




작가의 이전글 류이치 사카모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