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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Aug 01. 2023

네버랜드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누가 하는지가 중요하다. 하나의 사건이 점선면 그리고 시간으로 구체성을 띄더라도 결국은 관찰자가 누군인지에 따라서 달리 해석될 수 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일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나는 누구인지, 나라는 존재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글, 그림, 음악, 영화 등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와의 대화이기에 그것을 빼두고 삶을 이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문득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거제, 이곳은 나의 네버랜드

작가는 부산 출생인데, SNS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그의 유명세가 SNS나 매체를 통해서 흘러가고 있으니 그 물길에 벗어나 있는 나로서는 작가의 영향력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다만, 그가 함께 한 여러 단체들이 자본민주주의 시대를 대표한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았을때 작가가 얼마나 대중적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작품 또한 그것을 대변한다. 그녀가 바라본 거제는 화려한 색감에 동화같은 그림들로 옹기종기 짜여져 있다. 볼 수록 아주 즐겁다. 초록으로 물든 캠퍼스에 작가와 그의 반려견의 모습은 그야말로 행복의 절정을 달린다. 내가 사는 곳이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었을까 되돌아 보았다. 거제를 좋아했지만 이만큼 나는 표현하지 못했구나.


작가는 그토록 사무치도록 아름답게 그린 거제를 ‘네버랜드’라는 전시명으로 묶었다. 준비된 영상 속에서 그녀는 어떤 일로 힘들었고 도망치듯 이곳으로 왔는데, 오고 나니 이곳이야 말로 영원 속의 세상, 내맘 속의 이상향 같은 곳이었다는 거다.


아직도 그녀가 거제에 머물고 있을까. 쉼을 멈추고 앞으로 나아갔을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맘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있을까. 어쩌면 그 안이 너무나 어두워 조금이나마 밝히기 위해서 그토록 용을 써가는 것은 아닐까. 아무쪼록 아름다운 날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란다.


https://m.blog.naver.com/geojecity/2231529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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