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찾아라(2/2)

픽션입니다

by 랩기표 labkypy

"동생이, 칼질을 하다가 손가락이 잘렸습니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장갑에서 피가 흘러서 병원에 갔더니 손가락이 잘린 거예요. 놀라서 의사에게 물었더니, 순식간에 잘리면 못 느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신선과 신속이 생명이잖아요. 사람들이 기다린다고 빨리 쳐냈는가 봐요. 그래서 10여 팀을 보내고 나더니 피가 난다고 해서 가봤더니.."


친절하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아주머니께 나도 어느새 감정을 추스르고 조곤조곤 상황을 설명했다.


"아이고. 어떻게 합니까. 그럼 빨리 찾아야지. 그 차 안에는 없었어요?"


"네, 없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아파트 주민 중에 어느 분이신 것 같은데. 들어가신지도 얼마 안 되고 해서 경비원 분께 방송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그게 규정상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니 저기 총각. 그게 아니라니깐.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경비원은 당황한 듯 말했다.


"경비원 아저씨 이게 말이 됩니까. 빨리 방송하세요. 그 몇 마디 못합니까."

아주머니께서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적당하게 절제된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그게... 부녀회장께서 절대 규정이라면서 방송은 정기 안내방송사항이나 부녀회에서 정한 내용만 하도록... "


"아니 이렇게 융통성이 없어서 어쩝니까. 제가 책임질 테니깐 방송 한 번 해주세요."


그렇게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결국 방송을 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주민 여러분. 신선과 신속을 약속하는 신개념 수산업 고양이네 생선가게입니다. 매주 화요일 하얀 포터 알고 계시죠? 한 시간 전에 동생이 고기를 손질하다가 손가락이 잘렸습니다. 문제는 이 손가락이 고기와 함께 어느 손님의 봉투 속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혹시 오늘 저희 생선가게를 방문하셨던 손님께서 이 방송을 듣고 계신다면 경비실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병원에서는 6시간 내에 찾아야 된다고 합니다. 바쁘시겠지만 꼭. 꼭 부탁드립니다."


다급한 시간이 흐르고, 곧이어 몇몇 분들로부터 연락이 왔으며,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집을 방문하여 포장지 안을 살펴보았다.


띵똥


"어? 승준 씨..."

"아.. 혜진 씨... 안녕하세요."


여섯 번째 집을 방문했을 때, 마주친 사람은 여자 친구의 친구였다. 여자 친구와 동창이었던 그녀는 오늘 할머니 집에 잠시 오게 되었다고 했다. 거실에 계신 그녀의 할머니께서는 아는 사람인가보네하시면서 반가운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나는 알려준 냉장고로 바쁘게 가서 얼른 포장지 안을 보았고,


손가락을 찾았다.


아이스팩을 빌려달라 하고 봉지에 같이 넣고는 고맙다며 다음에 만나서 다시 말씀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수술 끝에 동생의 손가락은 무사히 다시 제자리를 찾았고 나는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안, 오늘 좀 바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