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감각을 찾아서

2019년 8월

by 랩기표 labkypy

현대사회의 소비형태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나의 미래상이 다른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 또한 이와 연관되어 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었고 그것이 음악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글을 적는 것에 더 가까웠다.(안타깝게도 둘 다 재능은 없지만) 그래서 나는 지금도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특정한 형태로 진화하여 관련 직을 얻어 전업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묻곤 한다.

우리는 '행복한'이라는 형용사에 중독되어 있다. 행복한 상태로 나를 두고자 하는 의지는 강력하지만, 그것은 쉽게 바꿀 수 없는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기초생활도 힘든 어느 가난한 국가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소리에 우리는 콧웃음을 친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인간은 마음먹기 위해서 필요한 사전 작업이 많이 필요한 동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적당한 수준의 환경을 건설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풍족한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원하는 대로 마음먹기가 참으로 힘들어진다.

그래서 행복이 너무 거창하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라도 환경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간단히 로또 당첨되면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희박한 가능성에 목 매달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러면 일단 보고 듣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한다. 그러면 생각이 바뀌면서 마음먹은 대로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 최면을 걸어보자. 남들이 보면 웃을 수도 있겠지만, 크게 연연치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래...취향을 가지는 것이다. 미처 몰랐던 나를 재발견하는 것이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생각이 ‘온라인이 못 따라올 필살기 '리빙​'이라는 기사를 보고 다시 떠올랐다. 취향 소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즐기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싼 소파에 고급 만년필로 글을 쓰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특정 분야에서 이러한 취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다. 텍스트든 영상이든 사진이든 여행코스든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무에서 유를, 일상에서 공상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많은 사람들이 머물렀다 상상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그 값을 받고 싶다. 이런 생각이 맴돌 때, 잃어버린 감각을 찾아서...물질인문학​이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서양 고전학자가 쓴 칼럼인데, '인문학은 감각을 깨워 몸을 살리고, 몸이 살아 감각을 연마하는 발견이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든 감각은 시각적으로 해석된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 맛과 재미를 느낀다. 맛이 없는 맛, 경험이 없는 경험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그 감각을 찾기 위해서 여행한다. 신체와 감각에 지배당하는 우리의 삶은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를 버릴 수 없을 것이다. 전시되는 삶에서 경험하는 삶으로 변할 것이다.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고, 그것을 소비하는 습관이 결국 나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취향을 설계하는 노력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딛고자 할 것이고 그 안내자가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감각을 깨우치는 것이다. 행복한 순간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 우선은 이 새로운 감각을 어떻게 깨우칠 수 있을까부터 시작하자.

그래서 다시 한번 더 다짐한다. 일상이 공상이 되도록 해보자. 누군가의 영감이 되어 보자. 우선 우리 가족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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