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와 함께 한 육아

해운대 아쿠아리움

by 랩기표 labkypy

흔한 육아일기


수유와 장모님께서 연주가 있어 하루 종일 지상이를 혼자 돌봤다. 아침 일찍 거제에서 부산으로 와 처가에 짐을 풀었다. 처가에는 각자의 일로 아무도 없었고 반려견 달콩이 혼자 우리를 반겨주었다. 지상이는 ‘할바(할아버지)’를 외치며 방문턱을 넘나 들었다. 수유는 곧바로 공연 준비를 하러 공연장으로 갔다. 아들과 단 둘이 남은 나는 우선 밥을 먹였다. 다행히 한 그릇을 비웠다. 곧 아들은 어디론가 총총총 걸어가더니 거실 창 앞에 있던 빨래널이 한 부분을 잡고서 누가 봐도 큰일을 보는 표정을 지었다. 귀엽다. 그리고 조심해야 된다. 혹시나 관심을 주면 곧 짜증을 낸다. 적당한 시간이 지나 똥기저귀를 갈았다.


오후 두 시. 낮잠을 잘 시간이지만 엄마 없는 잠자리는 불가능했다. 나는 몇 번의 다양한 시도 끝에 결국 잠을 재우는 것을 포기했다. 지난번 둘이 갔던 키즈카페 여행을 떠올리며, 처가 근처 아쿠아리움으로 가기로 맘먹었다. 백팩에 물티슈와 기저귀 두장을 넣었다. 카카오 택시가 금방 도착했고 무사히 입구까지 들어갔다. 할인된 가격으로 결제를 하고 에스컬레이터로 지하로 들어가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그렇게 오랫동안 부산에서 살았었지만 이곳은 처음이었다. 그의 역사만큼 다소 낡은 느낌은 있었으나 우리에겐 천국이었다.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방은 감각적이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중간에 설치된 기념품 판매대는 위험했다. 아기 상어, 해마, 인어공주, 다양한 실모양의 해양 생물 들을 뿌리치고 마지막 코스까지 무사히 가는가 했더니, 결국 ‘으악’ 소리와 함께 상어 한 마리가 아들 손에 들어갔다. 손에 들린 상어 인형은 공기를 가르며 신나게 웨이브를 그렸다. 덩달아 우리도 전진. 마지막 코스에 도착해 수족관에 쏘아진 영상과 다이버들의 퍼포먼스가 흥미로웠던 영상을 보고 이제 끝이라며 안도했다.


축구의 위기는 마지막 5분. 육아도 출구 앞 기념품 가게가 최대 위기였다. 지상이 눈에는 잠이 그득했지만 한자리에서 30분을 넘게 상어 모양의 인형을 들고 놀았다. 앞서 샀던 상어 인형은 역할을 완벽히 못한 패잔병 신세였다. 진열대에 있던 아기 상어 가족 중 할아버지 인형을 사달라고 조른다.


안 돼요. 으아아앙. 하나 샀잖아. 대자로 발라당 눕기... 결국... 하나만 골라...계산. 고맙습니다. 택시 탑승.


이후 집으로 들어와 잠투정은 엄마가 집에 도착하기 십분 전까지 계속되었다.


힘든 하루였지만, 즐거웠다. 이 또한 소중한 추억이다. 크면서 즐거운 추억들이 많이 쌓이길 기대해본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