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대형 브랜드 총책임자 現 광고대행사 대표가 말한다. '건강' 챙기세요
굉장히 오랜만에 뵙습니다. 사실 4달 전 쉽게 말할 수 없는 회사 이슈로 퇴사를 했고 '건강한' 마케팅을 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인생도 1회 차인데, 사업도 1회차라 마케터가 아닌 사업자로서 배울게 많은 만큼 정신도 없긴 합니다만 성공할 자신은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든 결과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지향하는 '건강한' 마케팅 세상이 다시 한번 올 거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그럼 여러분의 마케팅은 과연 건강하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마케팅 직종은 신기한 게, 실력만 좋다면야 전국구의 주니어, 준시니어 분들과 어떻게든 연이 닿더라고요. 운이 좋으면 시니어분들까지도요. 그 연은 팀장-팀원과 같은 흔하디 흔한 관계일 수도 있고, 온라인 무료 컨설팅과 같은 인터넷 하나로 맺어진 인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인연들과 함께 컨설팅이나 상담을 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한숨의 대상 혹은 질투의 대상 이 두 가지로 분류되더라고요.
(제 포트폴리오도 포함입니다)
지금 당장, 브랜드와 포트폴리오를 건강 검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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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싶으신가요? 가지고 싶으신가요?
수술이 필요한 상황
실제 경험으로, 브랜드 1개를 약 2년 동안 전담해 클라이언트 KPI를 매월 달성했지만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WHY?
1. '자극'적인 광고에 취해 소비자를 '후킹' 하는데에 급급했습니다.
좋게 말해 후킹이지 직역하면 '낚시' 직설적 표현으로 '사기' 치고 다녔습니다.
→ 요즘 광고들을 보면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 회원가입 시 A상품 100원 (A상품 가격 : 30,000원)
* 회원가입 하고, A상품 3개를 산 뒤, 추가로 1개를 사면 A상품이 100원으로 적용됨 (총 가격 : 30,100원 - A상품 4개)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 자체를 '파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괘씸한' 기술인데 말이죠.
2. 단기적인 목표에만 급급했습니다.
어릴 땐 매출만 내면 '최고'인 줄 알았으며, 앞으로의 이직과 연봉상승은 따놓은 당상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매출'만을 원하는, 다시 말해 '미래'가 없는 '회사' 만이 저를 원했습니다.
물론 연봉 상승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겨웠습니다. 똑같은 일을 매일매일 해야만 했으니까요.
취급할 수 있는 업종이 다를 수 있으니 상관없다? 100% 헛소리입니다.
3. 연봉 상승과 시기가 지체되었습니다.
어떤 업종이든지 간에 똑같은 논리와 방법을 통해 '공장식' 마케팅을 하니 단기적인 결과는 만족하지만, 일이 매우 지루했습니다.
아마 더 빨리 깨우쳤다면 'SNS광고'에서 홈페이지와 데이터영역까지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을 겁니다.
동의보감급 건강 상태
컨설팅 중 가장 가지고 싶었던 브랜드는 홈페이지가 없는데 매출이 연에 20억 발생하는 뷰티 브랜드 (더xxxx)였습니다. 제가 가진 일반적인 디지털-온라인 마케팅 상식을 박살 낸 브랜드이며 늙어서도 건강할 거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WHY?
1. 온라인 시장인데 홈페이지가 없었습니다.
온라인 페이지가 없는데 연에 20억이 발생하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경쟁 뷰티브랜드와 광고비를 비교했을 경우 광고비가 최대 1/10 수준이었습니다.
2. 단기적인 목표는 그저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단기적인 목표, 즉 매출은 가까운 미래에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잡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토대로 행동 방향을 결정하고 그 방향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고 있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3.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지만, '기초'가 전부였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10명 중 8명이 '홈페이지 없이 연 매출 20억 내는 뷰티 브랜드'의 정체를 궁금해하시듯, 저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노하우는 정말 '기초적'이었습니다.
제품 본연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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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를 읽고 싶게 재구성하는 것,
이 두 가지로 뷰티브랜드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연 20억 매출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백 효과 입증'이라는 '정형화' 그리고 '상업적'인 기능적 소구보다는, 제품 선택조차도 힘든 요즘, '다듬어지지 않고', '담백한 이야기'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잘 떠올려보시면, 여러분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온-오프라인에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쇼핑몰이나 공간은 짧은 시간에 오는 자극으로 얻는 만족감보다는, '평소와 다르더라도'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일거라고 확신합니다.
주저리주저리
마케터 전체를 봤을 때 대형 브랜드보다는 중소형 브랜드를 담당하고 계시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으실 겁니다. 그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대형브랜드의 자본력이 부럽다' '자본력이 없어서 지금은 일단 매출을 내야 한다'라고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중소형 브랜드는 물론이고 0인 브랜드도 만져봤기에 공감은 합니다만, 분명히 매출과 수익이 나고 있는 중소형 브랜드이지만 장기적인 마케팅을 위한 투자가 아닌 그저 '제품 확장으로만 회사를 운영하는 owner와 단체'라면 가장 합리적인 시간 내에 최대한 빨리 퇴사하세요. 당신의 건강에 전혀 도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건강을 버렸습니다. 건강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