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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경 Nov 28. 2022

마케팅;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현 이커머스 업계가 소비자들을 대하는 마케팅 방식에 대한 고찰

이번 주제를 정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요.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을 작성할지 말지에 대해서 고민했었는데,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마케터가 느끼는 보편적인 '괴리'에 대해서 작성하자라는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 마케터라면 이용하거나, 함께해야만 하는 '소비자'에 대해 작성할까 합니다


최근 적지 않게 클라이언트들과 광고대행사들의 실무 행태를 보면서 깨달을 수 있는 건 마케터들은 총 2가지, 소비자를 이용하거나, 소비자와 동행하고 있는 자로 분류된다는 걸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를 이용하는 방식

요즘 광고시장은 소비자 인식을 남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COMMERCE 시장에서의 원가 + 할인율 뻥튀기로, 할인가=정가인 제품들은 물론이고, 건강기능식품 이하 '건기식'의 경우, 똑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원료 함량으로 제조 한 건 물론이고 차이점이라고는 제품명만 다른 제품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다, 소비자 '자극'과 '망각'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자극'

쉽게 볼 수 있는 소비자 자극은 광고 심의를 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한 카피 중심으로 진행하게 되죠.(심지어는 똑같은 표현인데, 어떤 브랜드는 심의 통과, 어떤 브랜드는 심의 거절된 사례까지 있습니다.)  '자극'을 위한 '과장'은 단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고, 이미지가 아닌 한 문장의 짧은 카피 중심의 광고 컨텐츠는 그 어떠한 컨텐츠들과 비교했을 때 공장식 양산이 유일하게 가능한 컨텐츠 라 E-COMMERCE 시장에서 여전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하며 지속적인 자극은 결국 무뎌지게 됩니다.)


'망각'

망각은 현대 사회처럼 정보가 흘러넘치는 사회 속, 무엇을 구매해야 할지 모르겠는 +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겠는 + 그저 내가 처한 문제점에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욕심으로 만들어집니다.

피부 미백 제품을 예로 들자면 '미백' 제품의 핵심 원료 성분은 '멜라토닌'이나 '글루타티온'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1% 많은 멜라토닌과 글루타티온은, 여러분들의 미백에 1%의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1%라도 더 함유되어 있다면 다행입니다. 경쟁 제품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핵심 성분의 함량은 대부분 다 똑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저, 하루빨리 자신의 콤플렉스,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름과 가격만 다른 제품들을 지금도 구입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여된 클라이언트의 소비자들까지 하나의 플랫폼 내에 이름만 다른 제품들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출처 : 책 - 뇌를 읽다


자극과 망각의 한계

자극과 망각의 한계는 뚜렷합니다. 자극은 시간과 횟수 곧 한계이고, 소비자들은 '위약'효과라는 걸 깨닫는 순간 망각에서 깨어납니다. 하지만 요즘 이커머스 생태계를 보면, 한계에 부딪힌 브랜드들은 머지않아 똑같은 함량의 제품을 이름과 라벨만 바꿔 신규 브랜드, 신규 제품으로 탄생시키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극과 망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는, 대표님들의 통장은 배부를 수 있겠지만 '남들과는 다르게'라는 모토를 가진 채 업무에 임하고 계신 우리 '마케터'분들의 목표의식은 없어지므로, 저희는 소비자를 이용하는 게 아닌 함께 가야만 합니다.


소비자와 함께하는 방식

사실 가장 어렵습니다. 제가 말하는 '함께'란 소비자가 이전부터 생각하거나, 앞으로 추구하고 싶은 가치관과 동행하는 방식입니다. 각 개인의 존재가 귀중하듯 소비자의 목표와 가치관도 자극과 망각 없이 오히려 존중과 배려받아야 할 가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날카로운 진심을 Base로 한 브랜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치관을 활용해야 할까요?

(사실 가장 어렵습니다, 아마 주니어분들 보다는 준시니어부터 가능하리라 판단됩니다.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최대한 빨리 '이익'을 얻고 싶어 하는 대표님들을 대상으로 한 설득이 필요하거든요)



색다른 가치관을 활용하는 방법

색다른 가치관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비건' 화장품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지 않던 '비건'이 갑작스러운 유행이 시작된 건, '색다름' 때문입니다. 모든 '색다름'이 시장성 있는 건 아니지만 확실한 건 모든 '색다름'은 시장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 아셔야 될 점은 초기 비건 화장품과 ESG X 기업(브랜드)의 초기 여론은 '저게 돈이 되겠냐?'라는 대다수의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던 사실입니다. 환경과 관련된 가치관이 '개인의 삶과 목표를 개선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도 없었을뿐더러, 개인들의 숫자는 너무 적어 '초기 시장성'이 부족했다는 점을 신규 브랜드 관계자분들은 아셔아합니다.  


소수의 가치관을 활용하는 방법

우리나라 성인 10명에 3명꼴은 머리카락이나 화장, 긴 옷으로 숨기고 싶은 피부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을 분석해보면 3명이 아닌, 최소 30% 이상이라는 말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내 일이 아니니 관심 없는 스트레스'로 여기고 계시고, 실제로 이 타겟들이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을 하시는 건지, 피부질환을 위한 제대로 된 브랜드들은 제가 서칭 한 바로는 1곳도 없습니다.

하지만 피부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제품들은 수 없이 많지만, 마케팅 방식과 제품을 보면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한 것과 다름이 없죠. 대부분의 초기 시장성은 온전히 기업이 주도해야만 확장된다고 보는 제 입장에선 '그렇게 마케팅을 하니 시장성이 없지'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진료를 받는 30%의 사람들이 왜 진료를 받아야만 했는가, 아니면 왜 사람들이 피부질환은 병원만 가는 중인가 라는 근원적인 궁금증에서 시작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관련인들과 깊은 인터뷰는 하지 못했지만, 주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대화로 얻어진 데이터들을 '근원적인 궁금증'을 기초로 생각해본다면, 그들이 피부질환을 병원에서만 치료하는 목적은 '치료를 해줄 수 있는 기술력을 신뢰하기 때문'인데,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피부질환을 개선해줄 수 있다는 제품들은 그들이 가장 신뢰하는 기술력은 가장 표현하기 쉬운 방법인 단 한 장의 임상결과 사진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말하겠죠, 광고법상 심의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해드리고 싶습니다.


'대표님의 브랜드 수명도 어쩔 수 없이 곧입니다'

'후기도 조작되는 한국이라는 점 다 알고 있습니다, 누가 믿을까요?' 

'시장성이 없는 게 아니라, 없어 보이게 만들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필요한 건 단 하나의 메시지

앞서 말씀드렸듯 자극에 취약한 소비자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정보가 너무 많아 과거와 현 상태를 망각할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비싼 신뢰, 우리가 보여줄게'가 담긴 3초 내외의 메시지입니다.

서커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놀이인, 저글링을 예로 들면 공 1개로 저글링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이 2개가 되고 3개가 되고 점점 개수가 늘어갈수록 실패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마지막에는 아무리 손이 빠르다 한들 아무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제 아무리 몸값이 비싼 서커스단임에도 불구하고요.

따라서, 시장성을 위해 필요한 건, 진심의 메세지가 고집스럽게 잘 담긴(설계된) 공 하나입니다.  

주저리주저리

저는 극단적인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여러 브랜드들을 컨설팅할 땐, 최대한 제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업무들만 진행합니다. 그중 많은 분들이 "광고비 없는 매출-이익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는, 저는 "만들 수 없다" 혹은 "만들 수 있다" 두 가지로 대답합니다.

만들 수 없는 이유는 브랜드에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비 없는 매출은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가치'가 일치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브랜드의 관점에서 가치를 추구한다는 걸 알리는 방법은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하나의 메시지 표현 ' or '브랜드 가치를 짧은 시간에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행위' 둘 중에 하나입니다만, 결국에는 '몇 명의 타깃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몇 회 노출시켰는가?'라는 논리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많은 회사가 하나의 메시지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인내력과 자원이 부족하거나,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이 노출시키기 위한 '거액'이 없고, 결국엔 다 똑같은 브랜드와 똑같은 제품을 판매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몇 년 뒤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 경쟁사(브랜드), 원래 우리가 원조야" "우리가 처음으로 했어 걔네들이 우리 따라 했어",  그 경쟁사와 브랜드들이 대표님의 인내력과 지속성을 따라 하지 않아서 우리나라가 조금 더 발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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