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브랜딩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 - 첫 번째 이야기
신규 브랜드 런칭한 지 약 한 달 정도 됐어요. 한 달 동안 많은 퇴사 포인트가 있었지만, 그래도 '설득은 되잖아?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라는 생각으로 꿋꿋이 버티며 신규 브랜드에 필요한 작업들을 하나 두 개씩 해나가가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가 속한 시장은 넓게 봐서는 포화될 대로 포화가 된 시장이지만, 브랜드 포지션은 좁을 대로 좁은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마케터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매출 압박'을 '아직은 매출이 나올 때가 아니다 아니,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다'라는 말로 '왜' 우리의 상황이 이런지,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 그리고 급하지 않게 실행해나가고 있어요.
최근 이루어진 회의 주제는 '브랜딩'을 할지 '퍼포먼스 마케팅'을 할 지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그래서 전, '브랜드 마케팅 즉 브랜딩, 브랜드가 뭐예요?, 이건 옳고 그름을 분별하려고 하는 게 아닌 , 그냥 정말로 마케터로서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브랜드 하는 과정, 브랜딩이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대답들은 브랜딩 보다 ~~하는게 어떠냐 라는 대답이 주를 이뤘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브랜딩으로는 매출이 오르는 게 힘들지 않냐, 우리 인력과 시간으론 어려운 거 같다'
'매출이 즉각적으로 오르려면 퍼포먼스 마케팅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고객을 기반으로 한 CRM 마케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
'매출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릴만한 인력이 부족할 거 같은데 대행사 활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브랜드 마케팅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R, 콘텐츠부터 바이럴 그리고 브랜드, 퍼포먼스, 데이터 현재는 CRM까지 정말 분야가 많은 마케팅 시장
우리는 마케터로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주니어, 준시니어라면 많이 방황하는 브랜드-퍼포먼스에 대한 개념
그리고 방향을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알아야 합니다. 적어도 결국엔 이 두 가지가 '반응'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결론짓게 된다는 점을요
* 혹시 브랜딩, 퍼포먼스 마케팅을 잘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 이 글을 클릭하셨다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브랜딩 잘하는 방법, 퍼포먼스 잘 내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요령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 자세한 요령은 구글 검색이 독자님의 상황에 더 찰떡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언제, 어디선가 저의 작가명을 보시게 되셨을 때 그때, 먼저 말 걸어주신다면 독자분의 상황에 맞춰 성심성의껏 조언드리겠습니다.
(조언을 받아서 실행할지 아닐지는 독자님 선택입니다. 그리고 전 여타 다른 광고대행사처럼 간절함을 이용해서 영업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아마 할 생각이 있었으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Data Literacy - 데이터 리터러시에 필요한 항목들, 꿀팁, 개선사항 정리 그리고 맨 마지막엔 개인 sns 공유로 마무리. 이런 글들로만 작성했겠죠 )
브랜드 마케팅, 브랜딩이 뭘까요?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에 무수히 많은 자료를 가지고 공략하려고 하는 시장 내 포지션을 검토하고 이후 결정부터 진행까지 하게 되는 모든 과정을 저는 브랜딩이라고 봐요.
'현재 시장에 있는 운동복 A 브랜드는 서양적인 컨셉을 주로 이루지만, 우리가 런칭할 브랜드는 보다 동양적인 컨셉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더 친근함을 주고, 대한민국 여성 일반인 체형에도 잘 어울리는 운동복 브랜드로 신뢰라는 대중의 반응을 만들고 이끌어 갈거야.'
'혹시 서양적인 레깅스를 자주 입었어? 나도 그랬는데, 불편하더라 그러다가 나는 XXX을 찾았는데 이건 이전에 내가 입던 레깅스에 있던 불편함이 없더라. 혹시 이 감정 공유하지 않을래?'
예시를 통해 설명해드리자면 파란색 부분은 시장 내 우리 브랜드의 포지션을 정하는 과정을 브랜딩
검은색 부분은 이미 포지션 된 브랜드를 알리는 과정을 브랜드 마케팅인데요.
누구는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을 많이 하시고 누구는 구분이 필요하다라고들 하시는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브랜딩이든 브랜드 마케팅이든 결국엔 '우리 브랜드 가치와 방향' 이 똑같아야 합니다. 청각 독서 플랫폼의 브랜드 가치는 이어폰으로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건데, 갑자기 E-BOOK 마케팅을 상상해보세요. 말로만 들어도 소비자 머릿속 반응은 '????'으로 가득해지지 않을까요?
퍼포먼스 마케팅이 뭘까요?
제가 최근 3년간 면접관이든 면접자든 마케터 채용 자리에서 가장 많이 듣고, 봤던 단어는 '퍼포먼스' 입니다.하지만 퍼포먼스에 대한 정의는 정말로 심각하게 달라요.
심지어, 퍼포먼스 전문 대행사 대표님과, 팀장님 조차도 서로가 생각하는 퍼포먼스의 개념은 달랐어요.
국내 마케팅 시장에선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하면, 매출을 책임지는, 매출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리는 마케팅이라고 고착화되어 있는게 현실입니다.
실제 면접자에게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후 '이전 직장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셨다고 했는데 어떤 작업을 하셨어요?'라는 간단한 물음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 분들께선 하루에 광고 소재 10개 이상 만들고(소재를 확인하니 카피 문장 중 단어 1가지 혹은 2가지만 다르게 설정),,쇼핑몰의 경우엔 상세페이지 조정하고,, GA데이터 분석하고,, 로 끝을 낸 분들이 많았어요.
실제로 제 주위엔 '퍼포먼스 마케팅을 제대로하고 싶다!'라는 분들이 너무나 많으신대요. 그래서 전 OJT에 들어가기 앞서 제가 생각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은 '쇼핑몰이나, 하나의 어플 내에 흔해 빠진 CTA 버튼에 최대한의 효율을 매체를 통해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CTA버튼은 구매하기 버튼일 수도 있고, 장바구니 버튼일 수도 있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주요 지표인 좋아요 - 저장하기 버튼일 수도 있고, 트위터 리트윗 버튼 일 수도 있어요. '어떤 버튼을 정할지는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의 계획하에 수시로 변동되고, 그 CTA버튼에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어진 기간은 브랜딩에 비해 비교적 짧다.'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매출 - ROAS, ROI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것에서 벗어나 'CTA버튼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퍼포먼스 마케팅이다'라고 생각을 전환하게 되면 정말 많은 곳에 관여를 해야하구나라고 깨닫게되요.
브랜드 SNS 좋아요 숫자를 상승시키는게 KPI라면 잠재고객들의 무관심한 반응을 관심으로 옮기기 위한 컨텐츠 기획에도 참가를 해야 하고요. 상황에 따라 제작도 우리가 직접 해야할 수도 있어요.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
차이점
브랜드 마케팅은 브랜드 설립부터, 브랜드의 정점까지 일관된 방향을 추구하는 작업의 과정이고
이는 훨씬 장기간적인 관점에서의 마케팅이고 놓쳐서는 안 됩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는 홈페이지나 매체 내 위치한 CTA버튼에 최대한의 효율을 가져오는 작업이고, 이는 시즌/비시즌 그리고 보통 분기 나 월별로 제품/플랫폼의 시즌과 브랜드의 목표가 단기적 목표가 다르듯 브랜드 마케팅에 비해 훨씬 단기간에 이뤄집니다 (짧게는 한 달 / 길면 6개월 주기)
공통점
브랜드 마케팅이든 퍼포먼스 마케팅이든 소비자들의 반응을 만들어내고 대응하는 게 핵심입니다
긍정적인 반응이면 그 긍정적인 반응이 더 잘 퍼질 수 있게 부정적인 반응이면 최대한 여파가 없게 하는 것 말이죠.
하지만 최근, 짧게는 3년간 국내 퍼포먼스 마케팅이 실행된 과정을 보시면 브랜드 마케팅은 둘째치고
'구매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서 간과했던 처참한 결과들을 아실 수 있게 됩니다.
최근 국내 퍼포먼스 마케팅의 실체
퍼포먼스 마케팅의 시들어가는 인기는 애플, 메타(과거 페이스북), 구글 등과 같은 주요 매체의 정책 변화로 인한 매체의 효율 감소도 원인일 수 있는데다가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E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디지털 매체 광고에 대한 경쟁률과 비딩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저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대부분 회사들이 시행해왔던 퍼포먼스 마케팅 프로세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퍼포먼스 마케팅 시장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매출이 중점입니다.
그리고 매출을 올리려면 고객의 유입이 많아져야겠죠. 유입이 많아지려면 클릭이 많아져야 하는데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노출↑ → 클릭↑ → 유입↑ → 구매수↑ → 매출↑
위와 같은 도식에서 단기간에 매출 증대를 이끌어내고자 국내 퍼포먼스 시장은 단기간 동안에 효과를 쉽게 볼 수 있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도식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노출↑ → 후킹↑(자극점↑) →클릭↑ → 유입↑ → 구매수↑ → 매출↑
* 여기에서 말하는 자극점이란 단어나 이미지의 자극 정도를 말합니다.
그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진화합니다.
노출↑→ 광고 소재 대량 생산 → 후킹↑(자극점↑) →클릭↑ → 유입↑ → 구매수↑ → 매출↑
혹은
후킹↑(자극점↑)→광고 소재 대량 생산 → 노출↑→ 후킹↑(자극점↑) →클릭↑ → 유입↑ → 구매수↑ → 매출↑
이 도식을 풀면 고자극의 단어를 많이 사용한 광고 소재(컨텐츠)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서 매체를 통해 노출을 시킨 뒤 광고 소재(컨텐츠)에 있는 고자극 단어로 클릭 - 유입을 시킨 뒤 원하는 매출을 단기간에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치명적인, 어쩌면 오랜 기간 동안 낚여왔던 소비자들이 기꺼이 자신들의 시간을 투자하게 할 만한 계기가 마련되는데요. 그건 바로 '브랜딩 없는 제품'의 후킹성 광고입니다
* 실제로 브랜딩 없이 오직 제품의 장점을 찾아낸 마케터 분들과 미팅을 하거나 협업을 할 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우리 브랜드에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에 그들은 '제품으로 매출을 우선적으로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낸 매출로 다르게 브랜딩 하는 게 좋아 보인다'라는 답변을 주로 하는데요.
관련 내용은 시간이 되면 하나의 주제로 글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현재로서는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 담당하고 계신 각 브랜드마다의 상황이 다르니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도식에 수도 없이 지쳐버린 소비자들은 '가성비'보단 '가심비'를 더욱 찾게 되고 그 중 '가심비'가 조작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한 몇몇의 소비자들은 자기의 삶, 뜻과 맞는 브랜드를 찾는 등 지난 3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면으로 이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검색해보고 또 비교해보고 또 따지게 되는 게 귀찮지 않고 '습관화'된 부지런한 소비자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의 패턴이 바뀌는 동안 적지 않은 광고회사들은 그들의 방향이 맞다며 혹은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일삼았던 결과는 현저하게 떨어진 재계약율 입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브랜드 마케팅을 하던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던 부작용 없이 가장 정직하게 하는 방법은 '우리가 정한 페르소나는 어떻게 하면 신뢰라는 감정과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하는 겁니다.
이 신뢰라는 감정의 반응에서 출발하게 되면 퍼포먼스 마케팅의 꽃이라고 하는 A/B 테스트도 조금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데다가 더 나아가 CRM 마케팅도 시작해보실 수 있을겁니다.
매출을 짧은 기간에 내기 위해 자극점이 높은 광고소재를 이용하여 트래픽, 클릭, 유입, 노출을 올리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고, 그런 프로세스 속에 있던 분들도 결국엔 '신뢰'가 핵심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그 '신뢰'도 조작이 가능하다 라는 점을 점점 깨닫고 있음을 우리는 그들보다 빠르게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현재 디지털-온라인 마케팅 관련해서 다양한 대행사와 함께 협업해보거나 혼자서 해보기도 했습니다.여기에서 깨달은 건, 신뢰를 넘어선 확신을 주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어플은 편하고 싸면 장땡입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확신을 주기 위해선 소수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그리고 한 번씩 퍼포먼스를 이용하여 기억에 남게, 소비자들에게 오랜 기간 혹은 강력하게 전달하는 게 조작된 신뢰를 뛰어넘는 방법이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브랜드 관련해서는 최대한 글에 녹일 수 있게 해당 대표님들과 논의 중에 있습니다) (오직 필요한 건 실무담당자의 줏대..!)
주저리주저리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 관련해서는 사실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글이 엄청나게 길어졌는데요. 길어진 만큼 제가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담아냈습니다. 초반부에 말씀드렸다시피 그럴싸한 요령, 세부적인 요령은 전혀 담지 않았습니다. 하늘에서 숲을 보면 뭐가 은행나무인지 단풍나무인지 분별은 쉽지만, 은행나무에서 숲을 보게 되면 은행나무에 가려 바로 옆에 있는 단풍나무는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그래서 전 브랜드-퍼포먼스 첫 번째 이야기는 하나의 나무를 잘게 잘게 찢어보는 게 아니라 숲의 관점의 시야를 심어주는 거였습니다.
사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1~2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 대표적인 게 브랜드적인 관점입니다. 제가 마케팅을 언제 때려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브런치 내 마케팅이라는 카테고리(시장)에 저라는 사람이 조용히 들어와서 그들과는 조금이라도 달랐으면 하는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하는 게 저만의 목표이자 브랜딩입니다. 그래서 글 주제는 매편마다 다르지만 글에 담겨 있는 메시지는 최대한 일관되게 전달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브랜드를 관리해왔던 것처럼요. (퍼포먼스는 관심이 없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걸 시작한 거거든요.)
글을 약 한 달 주기로 작성을 하고, 다른 브런치 글 보다 글의 내용이 긴 편인데 한 번씩 조회수가 오르거나, 라이킷 수가 늘어날 때면 사실 좀 기쁩니다. (매출이 오른 것만큼... )
부족함이 많은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