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랜선 힐링 여행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 너무나도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판데믹 상황에서 외부와의 관계를 차단하고 집에 머물도록 제안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거리를 두고, 자가격리를 권고하며, 마스크 쓰는 것을 규율화 합니다.
그렇다면 핀란드 사람들은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에 반응을 할까요?
그 모습을 보면 저는 참 핀란드스럽게 대처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핀란드를 생각하면 무민, 오로라, 백야, 순록과 산타 마을, 자일리톨, 자작나무, 사우나 등이 있지만 핀란드인들의 삶을 함축해서 얘기를 한다면 그건 바로 ‘자연’입니다. 육아 천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UN에서 2013, 2019, 2020, 2021년 네 번 뽑힘),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 (WHO에서 발표), 물병에 든 물보다 더 깨끗한 수돗물,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기 가장 안전하고 편한 나라, 국토의 70% 이상이 나무로 뒤덮여 있고, 188,000 호수가 있는 곳. 명시된 타이틀은 핀란드 사람들에게 있어 자연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필수적인 요건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과 헌신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핀란드 사람들의 첫인상이 차갑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말을 시켰을 때 따뜻한 마음과 넘치지 않은 정을 그들의 온순하고 차분한 성격을 통해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5년 넘게 핀란드에서 살면서 또 아이를 키우며 핀란드인들의 한없는 자연 사랑을 알고 배우면서 제 안의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음을 느낍니다.
마음의 동요가 줄었고, 여유와 안정감이 찾아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을 했을 때 핀란드인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자연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핀란드인들은 아이들이 태어난 시점부터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놀고, 교육을 받으며, 힘든 일들도 자연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다. 자연은 핀란드인들이 삶의 한 부분이며 마음의 그릇을 비울 수 있는 위로이자 평온함과 자가 치유를 해주는 채움의 공간입니다.
핀란드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자연 힐링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네 곳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행을 할 수 있을 때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핀란드가 스웨덴에 점령당했던 당시 러시아의 침입에 대비해 군도 함대의 근거지로 1748년 세워진 이곳 수오멘린나 요새는 전쟁에 사용할 탄약창, 대포, 포대 등이 설치하였던 곳이지만 지금은 핀란드의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입니다. 1991년 UNESCO 세계 문화지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6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각기 다양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코스 및 장소에서 가족들과 여유로운 산책을 하거나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확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잔디밭에 앉아 소풍을 즐기 수 있는 곳입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잔디 위에 깔 만한 것을 가지고 가세요. 아름다운 풍경과 사방이 오픈된 공간에 계시다 보면 시간을 잊게 되기도 합니다.
백야현상으로 해가 지지 않는 여름에는 밤늦게까지 섬에 머물 수 있습니다. (가장 마지막 페리가 떠나는 시간 새벽 2시). 일 년 내내 페리가 정기적으로 운행하고 있기에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수오멘린나섬에 900여 명의 민간인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곳입니다.
수오멘린나 요새 관광의 첫 시작이자 부모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간다는 것인데 15분의 짧은 시간이라 아이들이 지루할 틈이 없고 신선한 공기와 주변 섬들 구경할 수 있어서 기분이 한껏 고조되는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페리는 카우파토리 마켓 광장 옆에서 타실 수 있고 도착하는 선착장 역시 같은 장소입니다. 대통령궁의 반대편에 있는 부두에서 발권 기계에서 표를 구입하시면 됩니다. 표는 편도가 2.8유로이나 왕복으로 끊으시면 좀 더 저렴합니다. 7세 미만의 아이들은 무료. 7세-17세는 성인 가격에서 50% 할인됩니다.
수오멘린나 선착장에 도착하셔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슈퍼마켓이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음료나 샌드위치도 구입하실 수 있으세요. 안내관 입구를 좀 지나면 조그맣고 귀여운 카페들이 보이고 특히 카페 피페르는 1928년부터 영업을 계속 해왔습니다. 섬 중간쯤 에 좀 더 규모가 큰 카페가 위치해 있으며, 수오멘린나의 상징이자 요새의 주된 입구로 사용되었던 왕의 문(쿠닝칸포르티)까지 가는 데 40여분이 걸리고, 섬 내에 위치한 장난감 박물관을 아이와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요새까지 가고 돌아오는 데 걷는 거리가 꽤나 되기 때문에 아이가 어리다면 유모차를 가져가시길 제안드립니다. 길이 불편하지 않아서 힘들지 않게 다닐 수 있고 카페나 레스토랑에 어린이들을 위한 장소가 항상 마련되어 있어 편안히 돌아다니실 수 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2-3시간 정도 걸어서 다니실 수 있는 산책로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잔디밭에 앉아 시원한 바다 경치를 보면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날씨가 변덕스러워지는 것을 대비해 재킷이나 스카프 종류를 챙겨 가세요.
Vesikko라고 불리는 잠수함도 있는데 2차 세계대전의 겨울 전쟁에 사용된 잠수함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오래전 잠수함이라 그 안은 매우 좁습니다.
인구 550만 명의 나라 핀란드에는 300만 개의 사우나 시설이 있습니다. 가정에는 물론 동네마다, 건물마다 사우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숫자는 핀란드 내의 총 차량 수보다도 사우나가 많다는 걸 나타내는 건데요 예전에는 사우나에서 아이를 낳기도 했습니다. 하다 못해 헬싱키에 있는 한 버거킹에 사우나가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핀란드는 사우나에 대한 애정이 깊기도 하지만 길고 어두운 겨울을 보내기 위한 하나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또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나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데 핀란드식 사우나를 한 후 얼음장같이 차가운 호수나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는 것 만한 것이 없습니다. 찌뿌둥한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지고 저녁에는 잠을 푹 자게 해주는 수면제 역할로도 최고입니다. 전통적인 핀란드 문화로 사우나에서 수영복 착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수영복을 입고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알라스 해수 수영장(Allas Sea Pool)과 럴르 사우나 (Löyly, 럴르는 '사우나'라는 뜻) 두 곳이 있지만 아이와 함께 하기에는 알라스 해수 수영장이 훨씬 더 적합합니다.
수영장은 멋진 시티 뷰를 보여주고, 3층 루프 탑 카페도 있습니다. 수영복을 안 챙겨 오셨더라도 수건과 수영복을 대여할 수도 있고, 여성 전용 사우나와 혼성 사우나가 있어 가족끼리 하는 여행이라면 혼성 사우나를 사용하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28도 정도의 온수 수영장, 해수 수영장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60cm 물 높이 수영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건물 안에 위치한 사우나를 하시고 수영장까지 나오는 데 거리가 좀 있으니 반드시 손수건을 두르고 밖으로 나오세요. 커플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면 로맨틱한 야경을 볼 수 있는 저녁 수영도 추천드립니다.
헬싱키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핀란드 야생 자연환경을 경험하시기에 최고의 자연 보물입니다. 눅시오 국립공원 들어서는 목에 핀란드 자연 센터 할티아 (Haltia)가 있는데 시간이 되신다면 함께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자연센터 내부를 디지털 설치 아트를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숲에서 블루 베리, 라즈베리, 야생 산딸기를 채취할 수도 있으며, 비타민 D가 다량 함유된 노란색 칸타 렐리 버섯도 채취하실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법적으로 땅의 주인 허락 없이 모든 자연에서 생산되는 야생 과일 및 채소를 따서 먹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눅시오 국립공원에서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할 수 있지만 호수를 주변으로 하이킹을 하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카누를 렌트하거나, SUP (Stand Up Paddling, SUP보드), 낚시를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은 나무 장작을 때워서 공공시설로 만들어 놓은 그릴 정자인데 소시지를 가져가셔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습니다.
생태 캠프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이고 탄소 친화적 캠프장이 있는 눅시오 국립공원의 새로운 생태 캠프를 경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나무의 밤(Night in the Tree)라고 부르는 에코 캠프는 새롭고 실험적인 나무 천막 인 텐트 실레(Tentsile)를 통해 자연을 경험하는 매우 생태 학적 방법입니다. 자연 속에서 잠을 자면서 자연과의 독특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산타 마을로도 유명한 핀란드이지만 산타 마을이 위치해 있는 핀란드의 북쪽 마을 로바니에미까지 가기 힘드시다면 눅시오 국립공원 가까이에 있는 루돌프 사슴 공원을 추천합니다. 한 여름에는 방문자가 많기 때문에 매일 영업을 하기에 쉽게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토요일에만 열고 그 이외의 날에 방문을 하시려면 예약을 하세요. 아이들이 루돌프 사슴에게 (하얀 레인디어) 먹이를 주면서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여름에 방문을 하신다면 공원 안에 나는 버섯을 직접 따다가 먹이셔도 됩니다. 아이들이 버섯 찾으러 다니느라 한껏 기분이 들뜨고 먹이를 주면서 굉장히 즐거워하더라고요. 레인디어는 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치아가 없기 때문에 물지를 않아서 아이들에게도 매우 안전합니다.
루돌프 사슴 공원 안에 위치한 White Reindeer Teepee 레스토랑 안에는 대형 티피로서 안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낮에는 차와 시나몬롤 (설탕이 뿌려진 계피 빵) 같은 간단한 간식을 드실 수도 있습니다. 식사는 예약제이기 때문에 사전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요청을 하시면 소시지를 모닥불에 구어 먹으실 수 도 있어요. 막 구워낸 소시지를 호호 불며 먹는 맛을 잊지 못하실 겁니다. 작은 호텔이 공원 한가운데에 있어서 루돌프 사슴들과 함께 하룻밤을 머무실 수도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만 경험하실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핀란드의 자연 힐링을 경험하기 위해 네 곳을 어렵게 선정하였지만 그 이외에도 많은 곳들이 있습니다. 핀란드 100년 독립기념을 축하하기 위해 세금으로 지워진 오디 도서관. 도서관 내에 나무들이 곳곳에 있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공립도서관으로 뽑혔고, 핀란드의 핫스폿인 아모스 렉스 미술관, 암석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암석 안을 파내어 지은 암석 교회 등 너무나 많은 곳이 있습니다. 전 운이 좋아 현재까지 10개국에서 살 수 있었고 많은 나라들을 여행 다녔지만 어느 나라도 핀란드처럼 자연을 귀중히 여기고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상생하고 아이들에게 자연을 교육시키는 곳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마음에 외로움, 고통,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로 인한 고통스러운 감정이 증폭되면서 우울할 수 있는 감정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감정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주기 위한 한 방법으로 제가 핀란드에서 경험한 자연이 주는 마음의 위로와 치료를 받아 보시길 고대합니다. 지금 당장은 핀란드 여행이 힘들 수 있겠지만 사시는 주변에 자연으로 나가보세요. 아이들과 가족과 함께 자연에서 각자 마음의 그릇에 담긴 부정적인 감정을 비워 내시고, 빈 그릇에 새로운 의욕과 희망을 담아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을 살펴보고 물어보고 들어주고 공감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