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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배 Jan 07. 2016

특허 이야기 (1)

단순한 아이디어 한마디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니?"


수억을 까먹고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선배가 술자리에서 내던진 말이다.

"왜?"

"그게 도대체 해결책이 안 보여... 놔두자니 뻔히  카피당할 것 같고, 특허를 걸자니 아이디어는 없고..."

연거푸 술잔을 비우던 선배는 뻑뻑 담배 연기를 연신 뿜으며 한숨을 내리 쉬고 있었다.

"한숨은... 천리 밖 근심도 찾아온데."

같이 담배를 피워 물고 축 처진 어깨를 다독였다.

"얘기 좀 해보소"

삼십여분 넘게 얘기를 가만히 듣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형. 그건 XXX 기술을 쓰면 되잖아. 그리고 특허는 XXX 범위에 한정해서 이렇게 구현하면 진보성도 보장되고 선행 기술도 피해가 지네 뭐"

단순하게 던진 한마디를 시작으로 실마리를 찾은 듯 술 먹던 선배는 자리를 재빨리 떠났다.


그리고 약 두 달 후...

선배로부터 걸려온 전화. 특유의 들뜬 목소리로...

"야. 니 얘기대로 오늘 특허 출원했어. 고맙다. 우리 개발팀장이 보잔다. 넘어와라"

 "밥이나 사쇼"


지금 선배는 기반 기술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상품화를 위한 자금까지 쏟아 붓고 있는 중이다.

들어주고 단순하게 한마디 했을 뿐인데... 이렇게 상황이 180도 변할 줄은 나도 몰랐다.

한국에서 특허를 논하기 전에 자금력과 기반이 약한 스타트업(물론 이글 속 주인공은 8년 차에 접어든 매출 40억 원을 넘긴 기업의 오너)들에게 정말 필요한 처방전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멘토링을 원하는 것도 이렇게 아픈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구체적인 답일 것이다.


선배 꼭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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