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성복 시인..
이인성 화백의 백일홍과 우리집 마당의 백일홍..
그리고 이성복 시인..
[시와 명화 15]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 이인성 (1913~1950) <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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